신앙인의 이혼

[ 성서마당 ]

김병모 교수
2014년 05월 13일(화) 11:43

감정이 먼저인가 하나님 뜻이 우선인가?

이제 우리 한국사회에서도 이혼과 재혼은 그리 특이한 일이 아니게 됐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혼한 가정과 재혼한 가정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단지 비그리스도인 가정에게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 가정에도 그렇다. 서로 좋아지면 결혼하고 서로 싫어지면 이혼하고 또 다른 사람이 좋아지면 재혼하는 사회의 흐름에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휩쓸려버린 것으로 보인다. 신약성서는 이혼과 재혼에 대해 과연 어떤 메시지를 주는가?

사도 바울은 아주 명확하게 말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아내는 남편과 갈라서서는 안 되고, 남편은 아내를 버려서는 안 된다(7:10~11). 바울은 이것이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한다"(막 10:9)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이라고 못 박는다.

물론 구약성서에 의하면 남편은 아내에게 이혼증서를 써주고 이혼할 수 있었고(신 24:1), 그리스 관습에 의하면 아내도 관청에 통지함으로써 남편과 이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예수님은 "모세는 사람들의 마음이 너무 완악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혼을 허락했던 것이고, 원래 하나님의 뜻은 이혼하지 않는 것이었다"로 바로잡아주셨다. 그리고 바울은 이 예수님의 명령을 따라서 그리스도인이라면 남편도 아내도 이혼해서는 안 된다고 단언한다. 만약에 그리스도인이 이 금지 명령을 어기고 자기 마음대로 자기 짝과 갈라서게 되면, 그는 평생 혼자 살던지 아니면 다시 그 짝과 합치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 외의 다른 선택을 할 여지는 전혀 없다. 즉 이혼하고 다른 사람과 재혼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다름 아닌 간음을 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막 10:12).

하지만 사별한 경우에는 다르다. 사별한 사람은 남자도 여자도 다른 사람과 재혼할 수 있다. 왜냐하면 원래의 짝이 죽었기 때문이다. 단, "주 안에서만" 즉 그리스도인과만 재혼해야 한다(7:39). 이렇게 사별한 후에 재혼하는 것은 이혼한 후에 재혼하는 것과는 달리 간음을 행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부부 서약은 둘 중의 하나가 죽기 전에 어떤 경우에도 유효하지만, 둘 중의 하나가 죽으면 그 즉시로 그 효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그리스도인의 가정이라면, 아무리 성격 차이나 재정 여건 등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가정이기에 최선을 다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면서 끝까지 더불어 살아야 한다. 우리는 이 예수님의 명령과 바울의 지침에 어느 정도의 권위를 부여하는가? 우리의 감정이 우선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뜻이 우선인가?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혼과 재혼 문제에서도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한다!
 
김병모 교수
호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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