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섣부른 모금 사양

[ 교계 ]

박성흠 기자 jobin@pckworld.com
2014년 04월 30일(수) 10:00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유가족들이 성금 모금 보다는 사고의 진위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는 입장을 밝혀 교회가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월29일 저녁 세월호 사고 유가족 대책위원회 일동 명의로 발표된 입장에 따르면 유가족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성금모금이 유가족들의 의사와 무관하며 모금에 동참하는 국민들에게도 죄송한 일이라는 것이다. 유가족들은 "동의하지 않은 성금모금을 당장 중지하기 바라며, 안타까운 마음에 성금을 한다면 투명한 방식으로 한 통로를 이용하여 모금액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기로 했다"고 못박았다.

이날 유가족들의 성명은 모금을 사양한다고 밝히기에 앞서 정부를 향해 "세월호 사고의 정확한 사고 경위와 사고 발생의 진상을 규명하라"고 요청했다. 유족들은 "정부의 태만하고 기만적인 구조체계로 아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음에도 구하지 못하고, 사고발생 14일이 지나도록 시신마저 수습하지 못한 바다에 남아있는 어린학생들을 재빨리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더 이상의 변명없는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유족들은 또 "업무성과와 밥그릇 싸움으로 집단이기주의로 똘똘뭉친 권력층과 선박관계자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으면서 아이를 찾으려고 허둥대는 학부모들에게 어떠한 지원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정부 및 관계기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입장' 전문>
세월호 사고 유족대표 기자회견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유가족 대책위원회 대표 김병권입니다. 저는 지금 세월호 사고의 사망자 학생들의 유가족을 대표하여 다음과 같이 저희의 입장을 밝힙니다.

1. 우리는 세월호 사고의 정확한 사고경위와 사고발생의 진상규명을 정식으로 정부에게 요청한다.

2. 우리는 정부의 태만하고 기만적인 구조체계로 아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음에도 구하지 못하고, 사고발생 14일이 지나도록 시신마저 수습하지 못한 바다에 남아있는 어린학생들을 재빨리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더 이상의 변명없는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한다.

3. 이 사고로 매일 울고 안타까워하는 국민여러분. 제 자식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무능한 저희 유가족에게 더 이상 미안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오히려 업무성과와 밥그릇 싸움으로 집단이기주의로 똘똘뭉친 권력층과 선박관계자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으면서 아이를 찾으려고 허둥대는 학부모님들에게 어떠한 지원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정부 및 관계기관에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4. 지금 현재 사조직이나 시민단체에서 진행되고 있는 성금모금은 저희 유가족의 의사와 전혀 무관하며 생활재난을 당한 것이 아니라 자식을 잃은 저희들에게 성금은 너무나 국민들에게 죄송한 일임을 알려드립니다. 만약 이 사고로 안타까운 마음에 성금을 하신다면 투명한 방식으로 한 라인으로 구성하여 모금액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상 저희 유가족은 지금이라도 투명한 사고진위파악을 요청하며 동의하지 않은 성금모금을 당장 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세월호 사고 유가족 대책위원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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