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애도'의 진정성 엿보기

[ 기자수첩 ]

박성흠 기자 jobin@pckworld.com
2014년 04월 29일(화) 17:36

온 국민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에 마음을 모으고 있으며, 교회 또한 예정됐던 행사들을 취소 또는 축소하면서 실종자 수색에 마음을 보태고 그 가족들을 위로하는 데 정신을 집중하고 있다.

수십년째 연례적으로 봄이면 바자회를 열었던 여전도회전국연합회가 이 행사를 취소했고 기독공보도 예정됐던 직원수련회를 취소했다. 본보의 이번 직원수련회는 회사의 장단기 발전을 위해 두 달 전부터 연구해온 5개 프로젝트팀의 발표가 있을 예정이었지만, 회사내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축소한 것이다. 교계의 많은 단체와 기관들이 예정된 행사를 축소하거나 아예 취소하면서 국민애도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의 교회도 같은 모양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부활절을 지낸 후 5월은 교회에 행사가 가장 많이 예정되어 있는 기간이다. 어린이날을 비롯한 갖가지 날들을 기념하고 그에 맞춘 각종 프로그램들이 이미 지난해 말에 결정되어 있었지만 목회자와 성도들은 몸을 낮추고 행여 웃음소리가 교회 밖으로 새어나갈까 신중한 입장이다. 서울의 한 교회는 행사를 취소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행사비용으로 성금을 조성해 단원고에 장학금을 보내는 것으로 확인돼 교회의 애도에 진정성을 엿보게 했다.

'작은 이들의 벗'을 자처하고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을 표방한 교회의 이같은 대응은 사실 당연한 일이다. 음주문제로 사회가 시끌했던 대학가 축제가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왠만한 일에는 칭찬을 받지 못하던 정치권이 지자체 선거를 코앞에 두고도 과도한 선거운동을 자제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민적 정서가 어떤 것인지를 웅변하고 있다.

안산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시민들이 줄지어 조문하고 있으며, 그 줄에는 총회와 노회의 관계자들도 있었다. 기자들이 동행했지만 유족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과도한 촬영은 자제해야 했다. 교회가 작은 이들의 벗이 되고 사랑을 나누는 일은 일상의 평범한 동참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배우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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