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의 악행

[ 성서마당 ]

김병모 교수
2014년 04월 29일(화) 15:22

이 악한 사람을 너희 중에서 내쫓으라

어떤 교인이 악을 행하더라도,교회공동체는 대개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 조심스럽게 조언을 해주거나 아는 체는 하지 않고 중보기도만 해주거나 그 사람의 개인적인 일로 여기고 아예 관심도 갖지 않기까지 한다. 그것이 일종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결과는 무엇인가? 교회 공동체의 거룩성이 크게 훼손되면서,교회 공동체와 세상의 구별이 많이 희미해졌고,교회 공동체는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

어떤 교인이 작은 악을 행할 때에,교회 공동체는 "그의 짐을 함께 져야 한다"(갈 6:2). 그것이 '그리스도의 법'이다. 예수님이 주신 지침의 1단계는 "너 혼자 가서 그 사람에게 권고하라"(마 18:15),2단계 "그가 듣지 않으면,한두 사람을 데리고 가서 함께 권고하라"(마 18:16),3단계 "그가 듣지 않으면,교회 공동체가 권고하라"(마 18:17)이다.

하지만 어떤 교인이 큰 악을 행하면서 개인과 두세 사람과 교회 공동체의 권고를 다 무시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것은 그 사람의 문제니까,그 대가를 그가 치를 테니까,그냥 내버려둬도 되는가? 예수님은 "그가 교회공동체의 말도 듣지 않으면,이방인과 세리와 같이 여기라"고 말씀하신다. 즉 그를 더 이상 교인으로,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더불어 살아가는 형제 자매로 여기지 말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좋은 예가 고린도전서 5장에 나온다. 고린도교회에서 어떤 교인이 계모와 정을 통하고 있었다. 아마도 교회 공동체는 그의 악행을 바로잡아주려고 여러모로 애를 썼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끝내 거부하자,그냥 수수방관했다. 설령 그런 사람이 자신들 가운데 섞여있더라도,자신들에게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영적 상태에 대해 여전히 자신만만하고(2절) 자랑스러워했다.(6절)

그런데 이 소식을 전해들은 사도 바울은 "이 악한 사람은 너희 중에서 내쫓으라"고 단호하게 요구한다. 왜냐하면 첫째로,아주 적은 누룩이라도 온 반죽덩어리로 퍼져나가기 때문이다(6절). 즉 이 악행의 영향으로부터 다른 교인들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로,그의 육은 멸하고 그의 영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에 구원을 받게 하기 위해서이다(5절). 즉 이 조치의 목적은 그를 멸망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그가 이것을 계기로 회개하여 최후 심판 때에 구원을 받을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전염병 환자를 격리 조치함으로써,다른 사람도 보호하고 그 환자도 치료하려는 것이다.

교회 지도자와 교회공동체에게는 이렇게 할 수 있는 권한과 이렇게 해야 하는 책임이 부여되어 있다(마 16:19; 18:18). 바울과 고린도교회가 이 권한과 책임을 감당했을 때,그 사람에게도 회복의 계기가 주어지고 다른 교인들도 보호받고 교회공동체의 거룩성도 회복될 수 있었다.
 
김병모 교수
호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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