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제일교회, 슬픔 속 주일예배

[ 교계 ] 교회학교 4명 사망 및 실종, 총 13명 연관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04월 29일(화) 13:52
   
▲ 안산제일교회 마당에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메시지들을 적은 게시판이 설치되어 있다.

"생존자는 살아 돌아오게 하시고,
잠자는 자는 부활로 돌아오게 하소서"
안산제일교회, 슬픔 속 주일예배

세월호 참사로 인해 교회학교 4명(사고자 5명 중 1명 구조)이 사망 또는 실종되는 슬픔을 겪고 있는 안산제일교회(고훈 목사 시무)가 사고 후 2주째 깊은 슬픔 속에서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날 설교에서 고훈 목사는 세월호 참사로 사망하거나 실종된 이들 중 안산제일교회와 연관이 있는 이들은 모두 13명(교인들의 친척 등)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27일 정오 주일예배에서 설교한 담임 고훈 목사는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싯구로 유명한 미국의 시인 T.S. Eliot의 시 '황무지'를 인용하며 설교를 시작했다.
 
고 목사는 "전쟁 보다 전쟁 이후의 고통이 심각하다는 것을 지적한 시인의 말처럼 세월호 사건을 겪은 이들은 자식 혹은 가족을 가슴에 묻으며 일생동안 아픔을 겪을 것"이라며 "예수님이 부활 후 실망에 빠진 제자들의 고기 잡는 현장을 찾아가셔서 조반을 먹이신 것처럼 우리도 남은 유가족을 예수님의 마음으로 위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설교에서 자녀를 잃은 부모의 슬픔과 살아남았지만 슬픔과 트라우마 속에서 고통을 겪는 학생들의 고통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고 목사는 자녀를 잃은 교인들을 찾아가 위로한 이야기를 전하며,"우리 교회 안수집사님의 자녀가 주검으로 발견되어 장례식을 했는데, 자식이 추운데서 떨고 먹지도 못한다며 부모들은 먹지 않고 이불도 못 덮고 자고 있었다"며 "그 아이는 전도왕으로 불릴 정도로 정말 신앙이 좋은 아이였는데 너무나 안타깝다"고 회상했다.
 
또한, 자신의 구명조끼까지 벗어주며 학생들을 구조하다가 자신은 결국 탈출하지 못한 승무원 박지영 씨에게서 구명조끼를 받은 학생이 안산제일교회의 학생인데 그 학생이 지금 깊은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산제일교회는 이번 주 세월호 참사 극복을 위한 특별새벽기도회를 열고 있으며, 매주 월, 화, 목, 토 저녁 8시 세월호 침몰 희생자와 실종자를 위한 기도회를 갖고 있다. 오는 4일 주일에는 희생자들과 실종자들을 위한 특별헌금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현재, 안산제일교회의 출입구에는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노란 리본이 달려있으며, 마당에는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메시지들을 적은 게시판이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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