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주일, 교회에 들어온 용역?

[ 교단 ] 황 씨측 예배당 무력 점거…교회 측 회복위한 기도 요청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4년 04월 28일(월) 17:10
   
▲ 지난 4월 25일 밤 11시 50경, 예배당에서 쫓겨나지 않으려 저항 중인 강북제일교회 교인들. 결국 28일 새벽 4시 30분경 복면을 쓴 용역들이 침입하면서 현재 전임 목사측에서 예배당을 완전히 점거한 상태다.

한동안 잠잠했던 강북제일교회 사태가 잇따른 폭력사태로 재연(再燃)되고 있다. 4월 28일 오전 11시 현재 전임 목사 측에서 예배당을 완전히 점거한 상태다.

사건의 발단은 부활주일이던 지난달 20일, 오후 4시경 전임 황 씨 측에서 동원한 것으로 보이는 불법 용역이 예배당 점거를 시도하면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CCTV, 출입문 잠금장치, 유리창 등 기물이 파손되고 교인들을 상대로 한 폭언과 폭행이 있었으며 일부 용역은 현장에서 경찰서로 연행됐다. 평양노회 정기노회 개회를 하루 앞둔 부활주일이자 세월호 침몰로 전 국민이 애도하고 있는 중에 일어난 참사였다.

양측은 대법원 판결(2013다78990, 총회 재판국 판결 무효 확인)이 확정될 때까지 본당과 중예배당 등으로 공간을 나눠 사용하기로 했으나 이 합의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임 황 씨 측에서 여러 차례 합의를 무시하면서 양측의 물리적 충돌이 빚어진 것.

4월 21일 평양노회 정기노회에서 강북제일교회 위임이 허락된 조인서 목사는 25일, 최소한의 경호 인력마저 철수시킨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교회 내부에 있는 성도들의 공포심이 극에 달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밀리면 예배당에서 쫓겨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경우에도 교회는 교회다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좁은 길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혀 전임 황 씨 측과는 구별된 행보를 보였다.

4월 27일 주일에는 조인서 목사 측은 중예배당에서, 전임 황 씨 측은 본당에서 '한지붕 두가족' 형태로 같은 시간 예배가 진행됐다. 하지만 이튿날인 28일 오전 4시 30분경 또다시 복면을 한 용역들이 연막탄을 터트리고 유리창을 깨뜨리는 등 강제 침입해 기도하던 성도들을 무력으로 끌어내면서 현재 예배당 점거에 들어간 상태다. 이 과정에서 많은 교인들이 부상을 입고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미아동 강북제일교회 본당에서 설교한 전임 황 씨는 "3년간 혹독한 광야 생활을 마치고 성전 회복의 영광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교회 점거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용역을 통한 물리적 충돌을 의식한 듯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고 1심 승소 판결이 유효하다. 다툼이 싫었지만 장로님들의 결정에 양보한 것"이라 주장했다. 

한편 강북제일교회 당회 서기 김완배 장로는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라 전체가 눈물 바다인데 우리끼리 싸운다는 것이 면구스러워 경호 인력도 철수했고 우리는 무방비 상태였다. 믿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교회 회복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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