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우리가 섬길 차례

[ NGO칼럼 ] NGO칼럼

신예은 과장
2014년 04월 28일(월) 17:04

얼마 전 올해 10년째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사역 중인 K선교사를 만나 뵈었다. 요즘은 은퇴 후에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아니면 무리를 하더라도 사역지에 머물러야 할지 고민하는 중이라며 지금도 잠시 친척집에 머무르고 있는데 눈치가 보이는데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면 가족이 지낼 곳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이처럼 선교사들 중에는 국내에 마땅한 거처를 마련하지 못해 선교지에 체류 중인 경우도 많다. 파송 15년 차 이상 시니어급 선교사들의 공통된 고민은 은퇴와 동시에 후원이 끊기면서 생기는 절박한 생활고 등이다. 이것은 은퇴목회자의 고민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은퇴 후 경제적, 신앙적으로 어려움 없이 지내는 목회자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의 목회자들은 마땅한 거처조차 없어 찜질방을 전전하는 등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미국이나 영국의 선교사들은 은퇴 후 본국으로 돌아온 후에 생계에 대한 걱정 없이 지낼 곳이 있고 선교에 대한 교육이나 간단한 사역 활동까지 하며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고 한다. 2만명 이상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는 한국도 이제는 은퇴선교사, 목회자들을 위한 주거지와 생활비에 관하여 본인과 후원교회 혹은 선교단체가 장기적으로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의 주거보장을 위해 교파를 초월하여 필요한 단체들이 힘을 합쳐 공동주택을 건립하고 그것을 필요한 목회자나 선교사에게 저렴하게 임대해 주는 것도 방법이다.

많은 교단이 이를 위한 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선뜻 추진하지 못하는 것은 아무래도 비용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중소 교단이나 선교단체 경우는 더욱 엄두를 내기 어렵다. 그러나 동일한 필요를 느끼는 기관들이 뜻을 합쳐 함께 일을 한다면 보다 쉽게 은퇴선교사, 목회자를 위한 종합적인 복지를 이룰 수 있다. 이러한 취지에서 건축전문 비영리기관인 한국해비타트는 올해부터 은퇴 선교사ㆍ목회자를 위한 집짓기인 '미션 빌드(Mission Build)'를 시작한다.

미션 빌드 취지를 듣고 여기저기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경남 산청군 소재 약 500평 정도의 땅 기증식을 시작으로 곧 제주시 1천평 땅 기증식도 곧 있을 예정이다. 배우 차인표 씨와 함께 힐링캠프에 나와 '구두닦이 목사'로 유명한 김정하 목사도 소식을 듣고 이런 사업을 기다렸다며 땅 기증을 하시겠다고 연락을 주시기도 했다. 미션 빌드가 잘 진행되길 바란다며 기도도 해 주셨다. 땅 기부에 대한 연락에 이어 은퇴교역자를 위한 사역을 놓고 몇 년간 기도하고 있었다며 후원하시는 개인 분들도 있다.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뜨거운 관심과 반응에 오히려 담당자가 놀랄 정도다. 올해 하반기까지는 후원에 총력을 기울여 기증받은 토지와 건축비용이 마련 되는대로 건축에 들어갈 예정으로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평생의 삶을 헌신하고 섬기며 은퇴를 맞이하신 은퇴선교사, 목회자분들이 편안하고 안정된 노후를 영위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준비하려고 한다.

무엇보다 해비타트 주택은 많은 성도들이 함께 직접 참여하여 땀으로 만든 집이기에 특별하다. 후원 뿐 아니라 봉사로 온 교회가 함께 참여하여 그리스도인의 행동하는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미션 빌드를 통해 안락한 주거지 마련과 함께 지역 교회와 힘을 합쳐 선교 훈련원과 선교 상담센터, 혹은 선교 역사관 같은 시설을 함께 유치해 은퇴선교사들의 재사역의 길도 마련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사업으로 되길 기대하고 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생을 바친 은퇴선교사, 목회자들을 위한 귀한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미션 빌드를 위한 많은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린다.

신예은 과장 / 한국해비타트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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