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트라우마 치유 앞장을

[ 사설 ] 사설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4년 04월 21일(월) 16:54

지난 16일 청해진해운의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침몰한 '세월호'는 정원 921명의 6800톤급 배로 국내 최대 규모의 여객선이다. 세월호에는 총 476명이 승선했고 이 가운데 4월 21일 현재 174명이 구조되었으며 나머지 302명이 사망 혹은 실종 상태이다. 이 참사의 원인과 대처방식에 대한 문제점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지도록 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교회는 먼저 우리 민족의 집단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일에 앞장서야 하겠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많은 국민들이 온종일 TV를 보면서 슬퍼하다가, 분노하고, 또 무기력해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집단 트라우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하여 일과 공부에 집중할 수 없고 우울한 감정에 삶의 의욕을 잃어가는 분들이 많으며 심한 경우 공황장애에 이르는 분들까지도 나오고 있다. 우리 교회는 이러한 우리 국민들과 성도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일을 해야 한다. 천국과 부활의 소망을 선포하고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유가족들에게 크신 은혜를 내려 주심으로 그 아픔이 치유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하겠다.

다음으로 우리는 이 사건을 우리 자신의 죄악을 돌이켜 보고 회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이 사건을 상세히 돌이켜 보면 우리 어른들이 얼마나 어리석고 무책임하며 이기적인가를 알게 된다. 우리는 이 일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들만 탓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 속의 그와 똑같은 모습을 바라보면서 회개해야 하겠다.

또한 우리는 바벨탑을 쌓고 있는 인간 문명에 대해서도 깊이 묵상하고 그 문명의 바벨탑이 우리 인간의 멸망의 길이 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하겠다. 구조선이 세월호 가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것은 그 배에서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배에서 나오지 못한 것은 그 배가 너무 크고 복잡하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바다 위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호텔처럼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거대한 바벨탑을 만들었고 그 바벨탑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여 이 참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우리들 주변에는 수없이 많은 바벨탑이 있고 이것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순간 그것은 거대한 재앙이 되고 만다. 이번 참사를 통해 문명의 바벨탑을 되돌아보고 하나님 앞에 더욱 겸허해져야겠다. 슬픔을 당한 분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이 함께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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