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이대로 좋은가?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김석주 목사
2014년 04월 21일(월) 16:52

금년 초 모 기독언론사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불신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종교가 천주교, 그 다음이 불교 그리고 마지막이 우리 개신교로 나타났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몇 년 전부터 한국교회는 교인 숫자가 정체되어 있거나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 청년 등 다음세대를 책임질 젊은이들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다. 최근에는 중고등부예배가 없는 교회도 늘고 있다. 오래 전부터 한국교회가 위기라는 말들을 해 왔지만 그 말이 피부에 잘 닿지 않았다. 그러다가 10여 년 전에 정부에서 인구조사를 하면서 천주교와 불교인구 수는 불어났는데 유독 개신교만 10만 명이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자 교회에서 잠시 야단을 떨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어떤 대책도 하나 없이 지금까지 그냥 지나오고 있다.

우리 개신교는 지난날 급성장을 했을 때가 있었다. 그러는 기간에 한국교회는 질적으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물량적인 데만 너무 치우쳐 외화내빈이 되었다. 즉 우리 개신교는 그 호황시대에 아무런 대책이나 자각의식도 없이 속을 채우지 못하고 겉으로만 떠벌리고 나가다가 지금에 와서 '감소세'란 위기를 맞은 것이다. 그리고 청년과 대학생들과 지식인들이 개신교를 외면할 뿐만 아니라 개신교인들이 천주교로 많이 옮겨 간다는 통계도 있는데,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느냐'는 조사에서 세 가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첫째 개신교는 너무 외형적이고 형식적이고 산만하고 시끄럽다는 것이다. 내공을 쌓기보다 요란하고 영적 깊이가 없고 너무 인간적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너무 물량적이고 물질적인데 치우치고 밖으로 과시한다는 것이다.세 번째, 개신교는 지도자들의 질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다. 주로 목사들을 말하는 것이다. 거기다 목사들을 너무 많이 양산한다는 지적이다. 우리 교단에서만 매년 목사고시 합격자 7백여 명 가운데 2,3백여 명은 임지가 없는 목사 실직자들을 배출하고 있다.

거기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여러 대형교회들과 목사들이 부정적인 문제들로 인해 일반 언론에 계속 비리가 고발, 보도 되었다. 그러다가 좀 조용해지니까 이제는 아버지 목사가 그 교회를 자기 아들에게 물려주는 세습을 하니 또 세상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다.

교회가 이렇게 겉모습만 꾸미고, 속 알맹이도 없고, 즉 우리가 생명을 걸고 인생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을 수 있는 신앙의 본질, 그것이 약해지면 우리의 신앙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과 영혼을 행복하게 하고 이 사회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이런 점에서 우리가 근본에서 다시 반성하고 고치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내가 다니는 교회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되고 전부가 공동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잘못되고 빗나가고 있고, 본질에서 떠나 있고, 근본에서 약화될 수 있음을 살피면서 기도하고 반성하면서 자세를 새롭게 가다듬어야 할 때다. 계속 이렇게 그냥 지내서는 안 된다.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국 개신교가 위기다'라는 말을 흔히들 해 오는데, 우리가 제대로 회개하고 새로운 다짐으로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오히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석주 목사 / 마장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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