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사마리아인> 온무리교회 차수웅 은퇴장로

[ 선한사마리아인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4년 04월 20일(일) 21:22
   
▲ 차수웅 장로.

나보다는 남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 기도 중에 때로는 쓴 열매만 보이더라도 낙심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의 깊은 뜻을 찬양하며 쉼 없이 기도하는 사람.

차수웅 장로(온무리교회 은퇴ㆍ77세)는 그런 하나님의 종이다. '기도의 용사' 차수웅 장로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세번이나 인터뷰 요청을 고사한 끝에 "절대 미화하지 않겠다"는 기자의 약속을 받아내고서야 만남이 성사됐다.

차 장로의 기도 모음집 '작은종의 응답기도'가 출판된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남선교회와 장로회 회원들에게 기도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그의 기도는 화려한 수식어로 치장되지 않았지만, 경건의 훈련과 말씀으로 다져진 깊이가 느껴진다. 그래서 다시 한번 신앙의 옷깃을 새롭게 여미는 계기가 된다고 지인들은 말한다.

서울교회 원로 이종윤 목사는 차 장로의 기도에 대해, "떨리는 음성, 무릎꿇고 눈물을 흘리는 겸손한 자세, 장엄한 뜨거운 기도 소리는 하늘로 올라가는 연기처럼 예수님을 통해 하늘에 바쳐졌다"고 설명했다.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데 어떤 연유로 기도집이 나왔을까?

"10여 년 전 지병인 당뇨에다 간암까지 걸려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던 당시, 교회 관리집사가 카세트테이프 수백여 개를 선물이라며 건넸어요. 그게 기도집이 나온 배경입니다."

그의 주일예배 대표기도에 은혜를 받던 관리집사가 예배현황 녹음 부분 가운데 기도만 추려 선물한 것. 이를 책으로 낸 것은 병석에서 하나님께 기도하며 얻은 열매였다.

주일예배 대표기도의 녹취를 풀고, 여기에다 경조사와 기관 등의 행사별기도, 가족과 이웃을 위한 중보기도 등 102개의 기도를 묶어 하나의 기도집이 완성됐다.

그의 투병 과정은 신앙 터닝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차 장로는 "병원에 누워 지내면서 내가 말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장면이 계속 떠올랐다"며 "너무나 부끄럽고 그분들에게 죄송했다"고 고백했다.

차 장로는 자신의 지난 과오를 모두 시인하고 용서받는 체험 속에 의사도 포기할 정도의 몸상태가 완전 회복되는 '여호와 라파'의 기적이 일어났다.

이후 부인 김용자 권사와 '엘림장학회'라는 가족 장학선교를 시작했다. 슬하 6남매가 주는 용돈을 꼬박꼬박 모아 5년 간 수십 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 장학선교는 지인 중에서 특별히 친분이 두터운 이들만 알고 있다. 남에게 주목받기 위해 선행을 베푸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장학선교를 잠시 쉬고 있다.

당대의 숨은 의인으로 살면서 교계 정치권에는 발을 들이지 않는 차 장로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평신도 후배들이 많다. 차 장로는 "너무 건강하다. 매일 저녁 먹고 도로변을 1시간 정도 산책한다"며 "도심을 걷다보면 젊은이들을 많이 마주치는데 그들 덕분에 나도 젊어지는 듯 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차 장로는 여전히 새벽기도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차 장로는 "평생을 기도하며 살아왔으나 '쉬지말고 기도하라'는 말씀과 '기도 외에는 이런 유가 나올 수 없느니라'는 주님의 말씀에 늘 송구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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