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신앙의 본질을 담아내자

[ 논설위원 칼럼 ]

손신철 목사 fpci1946@naver.com
2014년 04월 16일(수) 10:55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를 비롯하여 각 지역별로 총연합회가 주관하는 부활절 연합예배가 있을 것이다. 설교자 선정 문제로 난항을 겪던 끝에 합의를 이끌어 낸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와 지역별로 실시되는 연합예배는 대사회적 측면으로 볼 때 기독교의 존재감과 복음의 의미를 공표하는 양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교인이 아니어도 부활절이 기독교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정도는 알고 있다. 부활절이 이미 인류에게 보편타당한 절기가 되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부활절 연합예배는 새롭게 신앙을 결단하거나 전도를 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부활절 연합예배는 이미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들이 함께 모여서 예배를 드림으로 기독교 최대의 절기인 부활절을 알림으로써 간접적으로 부활신앙을 전파하고, 각 교단 간의 일치와 화합의 장을 마련하며, 연합의 힘을 통해 기독교의 정체성을 곤고하게 함에 더 큰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예배에 참여한 인원이 연합과 일치의 성공여부가 되며, 사회에 기독교의 힘을 나타내는 수치가 되기도 한다. 한국교회는 이런 당연한 논리를 인정하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기회의 축적이라는 측면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부활절을 연휴로 지정하고 기념일로 지키고 있다. 근자에는 우리나라에도 성탄절을 맞아 조계종 대표가 기독교에 성탄 축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고, 불교의 최대 명절인 석탄일에는 특정 기독교 지도자가 축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이 나라에서 종교간 갈등과 분쟁으로 불편하게 지내지 않고 서로의 종교적 신념을 인정하고 공존의 지혜를 발휘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는 그 어느 민족보다 종교성이 강한 민족으로서 쉽게 뜨거워지는 성향을 지녔기 때문에 그 성향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발휘될 때 자칫 피를 부르는 혈전으로 치달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타협과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은 실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차제에 이런 다종교적 사회 상황에서 기독교의 정체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관련된 교계지도자들이 만반의 준비와 노력을 기울여야함을 역설하고자 한다. 이 중요한 기회에 정작 기독교연합이 내분과 불통으로 예배가 무산되거나 분열하여 예배를 드리는 오점을 남겨서는 안될 것이다.
 
연합운동은 반드시 필요한 것인데 그 연합이 아름답게 꽃으로 피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용서와 희생이 필요하다. 이 용서와 희생이야말로 부활의 본질이기도 하다. 예수님의 희생과 용서가 없었다면 십자가도 없었을 터이며 십자가가 없었다면 부활도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준비하는 과정도 그러한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부활절은 기독교의 활짝 핀 꽃이다. 2014년 4월 20일 부활주일 새벽, 준비된 연합예배의 자리마다 예수님의 부활의 꽃이 성스럽게 피어나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그 꽃 향기가 이 사회의 구석구석에 퍼져가게 되기를 염원한다. 어둠이 깊을수록 예수님의 새벽 별이 밝게 빛나듯, 영적인 중병으로 신음하는 세상일수록 부활의 소식은 더 기쁘게 들릴 것이다. 2014년 부활의 찬송소리가 영적 중병에 시달리는 이 사회에 생명을 선포하는 나팔소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손신철 목사/인천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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