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맘때면 상점 진열장 점령하는 '부활절 토끼'… 가장 행렬 등 축제도

[ 선교 ] <부활절 특집> 세계의 부활절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04월 15일(화) 17:29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신 부활절. 우리나라에서는 부활절 새벽 연합예배를 드리며, 교회마다 부활절 달걀을 만들어 인근 주민들에게 나누며 기쁨을 표현하지만 일반 국민들의 문화로는 정착하지 못하고 교회만의 잔치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세계 곳곳에서는 부활절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우선, 기독교 문화가 국민의 문화로 자리잡은 유럽에서는 부활절이 성탄절 못지 않은 큰 명절로서 전통적인 부활절 문화행사 및 풍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먼저, 헝가리로 가보자. 헝가리는 주후 896년에 가톨릭을 국교로 하여 시작한 나라로, 교회력에 따라 국경일이 지켜지고 있다. 특히 전통마을인 '홀로쾨'를 중심으로 특별한 전통이 내려오고 있는데 부활절 월요일에 농부들은 차가운 물을 대야에 담아 여자들에게 뿌리거나 샘물에 밀어 넣는다. 물 뿌림을 받는 여성은 어린아이든 어른이든 싫은 내색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웃으며 더 많은 사람들을 주위로 불러 모으게 한다.
 
옛날에는 남자들이 여자들이나 가족 중 여성들에게 물을 뿌렸다면 현대에 와서는 향수를 뿌린다. 그러면 그 보답으로 여성들은 남성들에게 집에서 직접 만든 여러 가지 맛의 과자나, 빵, 음료와 빨간, 초록, 노랑색으로 장식된 달걀로 보답을 한다. 최근에 들어서는 어린이들은 부활절에 초콜릿 달걀이나 토끼, 병아리 등으로 선물을 받는다.
 
물을 뿌리는 것뿐만 아니라 헝가리 부활절은 식탁이 풍성하게 차려진다. 햄과 더불어 부활절 빵, 무 조림과 쓸개 등이 부활절 메뉴로 등장한다. 그것과 더불어 겨자씨, 무와 양파랑 같이 먹는다. 이 만찬에는 양고기나 양귀비 씨로 만들어진 케이크를 함께 먹는다.
 
본교단 파송 헝가리 정채화 선교사는 "헝가리 개혁교회나 헝가리 가톨릭 교회의 물뿌리기 민속전통은 어떤 특별한 신학적 내용이 담겨져 있다기 보다는 헝가리에서 역사가 거듭되는 가운데 교회에서 시작된 것이 이제는 보편화로 전개된 하나의 상황화 된 풍습으로 내려오고 있다"며 "헝가리든 한국이든 전세계 어디서든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하며 기뻐하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기쁨과 산소망 그 자체임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부활절 아침 어린이들이 정원에 숨겨진 쵸콜렛으로 만든 계란과 종, 또는 토끼를 찾아 나서며 시작된다. 이날 어른들은 서로 같은 모양의 초콜렛을 선물한다.
 
본교단 파송 프랑스 성원용 선교사는 "부활절 전날 밤에 아이들은 한껏 들뜬 마음으로 잠을 청하고 아침에 세수를 하고 예쁜 바구니를 들고 정원에 숨겨진 계란 등의 초콜렛을 찾는 즐거운 아침을 맞이한다"며 "프랑스의 부활절은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행사로 학교에서는 두 주 간의 바캉스를 연이어 갖게 됨으로 많은 가족들이 서로 만나고 함께 바캉스를 떠나는 명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부활절이 다가오는 한달 전부터 모든 상가와 백화점, 슈퍼에서는 수많은 계란, 종, 토끼 모양의 쵸콜렛과 계란 모형에 수많은 장식과 그림을 그린 장식품들을 선물용으로 판매한다.
 
성 선교사는 계란이 부활절을 상징하게 된 배경에 대해 "계란이 부활절을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로마제국과 이집트, 페르시아 당시에 계란은 바로 생명을 상징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중세기에는 사순절 기간동안에 계란을 먹지 못하는 금지령이 있었고, 그 기간 동안에 닭이 낳는 계란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던 중에 먹지 못하는 대신에 그 위에 그림을 그리고 장식을 하여 서로 이웃간에 선물로 선사하였던 것이 그 유래로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교회의 종(鐘)도 부활절을 상징하는 중요한 물체 중 하나다. 지난 수세기동안 예수님의 수난을 기념하여 성금요일부터 부활절 아침까지 모든 교회의 종치는 것을 금했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모든 교회의 종들이 로마에 있는 교황을 만나러 가서 부활 주일 아침에 돌아온다는 이야기
가 전래동화처럼 내려오고 있다. 이에 부활절 아침에 아이들이 집 앞 정원에서 숨겨진 종 모양의 초콜렛을 찾는 유래가 됐다. 토끼모양의 초콜렛은 독일과 알자스 지방의 서민들에게서 유래한 것으로, 토끼가 다산동물이기에 봄을 맞이하여 봄의 풍성함을 기원하는 상징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계란이나 종 또는 토끼를 초콜렛으로 만드는 이유는 사순절 기간 동안에 단 음식 또한 금지하였기에 부활절 아침에는 금지된 모든 것이 끝나는 날로 단 초콜렛을 마음껏 먹는 풍습으로 굳어진 것.
 
특히 부활절 토끼 초콜렛은 프랑스 뿐 아니라 전 유럽에서 부활절 시즌이면 상점 진열장을 점령하고 있다.
 
이외에도 부활절 행사로 가장 유명한 나라는 스페인이다. 스페인에서는 부활절이 있는 한주간을 '성주간(Semana Santa)'으로 부르며 기념한다. 부활절 축제는 스페인에서 매우 중요한 축제로 각 지역마다 다양한 행렬을 볼 수 있다. 수사들이 성모 마리아, 예수, 수난 장면 조각상 등을 들고 거리를 걸으며,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의 옷을 입거나 원뿔 모양 모자를 쓴 참회자 모습으로 행진을 하기도 한다. 또한 수백 년 전의 속죄 의식을 본따 자신의 몸에 채찍질을 하는 연극을 하기도 한다.
 
성주간 기간 동안 벌어지는 축제는 각 도시별로 다르지만 특히 세비야와 말라가의 축제가 유명하다. 특히 종교 행렬은 엄청난 규모로 진행되는데, 엄숙한 분위기를 띠면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해 국제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5만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전통적인 축제 예복을 입고 종교 행렬에 참여한다.
 
아시아에서도 부활을 기념하는 유명한 행사가 있다. 필리핀에서는 부활절 이전 사순절에 의미 있는 행사를 펼친다. 이중 마린두케(Marinduque) 섬에서 열리는 모리오네스 축제(Moriones Festival)가 가장 유명하다.
 
'모리오네스 축제'는 매년 기독교 사순절 기간에 개최되는 행사로, 속죄와 감사의 의미를 지닌 필리핀 전통 축제로 고난주간 월요일부터 부활절 주일까지 개최된다. 축제 기간에 보악(Boac), 가산(Gasan) 등 마린두케 섬의 여러 도시의 주민들이 성서 속 로마 병사들처럼 화려한 의상과 가면, 투구로 꾸미고 거리를 행진한다. 또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피로 말미암아 멀었던 한쪽 눈의 시력을 되찾은 로마 백인대장 롱기너스(Longinus)의 이야기가 거리연극으로 재연되기도 한다. 남성들이 십자가를 지고 채찍을 맞으며 언덕을 올라가는 '십자가의 길'은 이 행사의 백미로 꼽힌다.

<자문: 정채화 선교사(헝가리), 성원용 선교사(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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