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날 특집] 국내 발달장애 복지 현실은?

[ 교계 ] 사회는 물론 교회도 도움 외면, 서울시장애아동사회적응지원센터 발달장애 인권 위해 고군분투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4년 04월 14일(월) 11:46
   
▲ 서울시장애아동사회적응지원센터에서 한 발달장애 아동이 교사와 함께 공 굴리기 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시장애아동사회적응지원센터

"우리 아이보다 1분 1초라도 더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자식 앞세우길' 원하는 부모가 있을까만은,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은 "내 자식보다 조금만 더 살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발달장애는 다른 장애 유형과 달리 판단력과 인지능력이 떨어져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사후 홀로남겨질 아이들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매년 4월 20일인 '장애인의 날'을 앞둔 지난 8일 찾은 한국장로교복지재단 산하 서울시장애아동사회적응지원센터(센터장:추석호)에서는 발달장애 아이들의 교육이 한창이었다.

이곳은 국내 최초로 발달장애 유아ㆍ아동ㆍ청소년의 자립능력 강화를 돕기 위해 설립된 전문 교육기관이다. 평소 발달장애 사역에 남다른 애정을 쏟아온 백도웅 목사(종교인평화봉사단 이사장)가 설립에 기여했다.

추석호 센터장은 "우리 센터는 무한한 가능성과 가변성을 가진 발달장애 유아, 아동, 청소년에게 사회적응지원 교육을 실시해 자립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 발달장애 인구는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 포함 60만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대부분 사회적 무관심 속에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가족들 또한 지원정책 부재와 경제적 어려움이 겹치면서 극심한 고통에 처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가족이 처한 현실은 성경적으로 볼 때 지극히 '작은 자'에 해당된다. 그러나 교회는 그들에 대해 사회보다 더욱 냉정하고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발달장애인 가족의 자살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당사자들의 고통이 얼마나 극심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아이가 발달장애라는 사실을 알게된 순간부터 끝이 없는 전쟁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자살이 이를 해결할 수단이 되어버린 것.

백도웅 목사는 "교회는 발달장애 가족의 애통함을 들어주어야 한다"며 "자살을 택하지 않고 믿음을 붙잡고 살아가도록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발달장애인을 위한 법안이 국회에서 벌써 수년째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발달장애인 권리보호 강화와 지원확대를 위해 영유아 시기 조기진단 지원, 부모 사후 성년 후견 등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이 법안은 안타깝게도 이권싸움으로 통과가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다 국민의 관심도 적어 법안 상정조차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그래서 서울시장애아동사회적응지원센터의 역할이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 발달장애인들과 부모들을 돕고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최일선에서 헌신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현재 사회적응지원사업으로 사회적응운동, 사회성증진반, 재활심리치료 등을 전개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운동수행능력과 지역사회적응능력의 발달을 통한 자립역량 강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센터는 운영의 95% 재정을 서울시가 지원하고 5%를 자체 조달해야 한다. 그러나 이 센터를 찾아온 수많은 교회와 교인들은 "좋은 일 하신다"는 말만 남기고 실제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그래서 불과 몇 달 전 이 센터는 막중한 업무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자체 운영비를 마련하지 못해 문닫을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한 교회의 극적인 도움으로 일단 한시름 덜었다.

마천중앙교회(김광선 목사 시무)가 향후 5년간 매년 3000만원을 지원하고, 채무도 갚아주기로 약정한 것. 센터와 같은 지역에 있던 마천중앙교회는 후원약정을 하며 "그동안 같은 지역에 있었지만 무관심해 죄송하다"는 뜻을 전했다.

추석호 센터장은 "서로 다름에 차별이 아닌 차이로,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인정하는 교회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며 "우리의 믿음이 세상을 변화시킨다. 희망세상을 열어가는데 교회가 자원봉사자 파견이나 적극적인 후원으로 동참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후원 및 자원봉사 문의는 전화 02-448-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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