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권위 의식과 물질관이 맘에 들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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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교수 atom@htus.ac.kr
2014년 04월 08일(화) 09:44

Q.하나님께 기도하며 이겨 가면 되겠다 싶어 상담을 꺼리다가 이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서 용기를 냅니다. 한 아이의 엄마인 저는 경찰 직업을 가진 남편과의 갈등으로 고민을 안고 살고 있습니다. 결혼 전 저는 시골에 사는 은행원이었습니다. 남편의 직업이 마음에 들지 않고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라 꺼렸지만, 남편의 적극성 때문에 온 동네에 소문이 나게 되어 다른 사람과는 소개팅도 한 번 못해보고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경찰이라는 직업 때문인지 지나친 권위 의식을 갖고 있고, 돈에 대한 태도가 저와 맞지 않아 큰 부담이 됩니다. 남편은 결혼 전에도 대출이 있었고 결혼 후에도 직장대부에 은행대출까지 했습니다. 아이가 있으면 좀 나을까 싶은 기대를 갖고 아기를 낳았지만, 저의 직장 문제로 일 년간 시댁에 아기를 맡기고 주일을 지키지 못하며 시댁을 오갔습니다. 오가는 차 안에서 늘 싸웠고, 인격모독이 심한 남편의 언행 때문에 어떤 날엔 차에서 뛰어 내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예수님 믿는 사람인 내가 용서하자, 아이를 봐서라도 용서하자며 인내하면 자기가 잘못했다고 사과하곤 넘어갑니다. 제가 조선시대 여인이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대체로 제게 잘 대해줍니다. 그러나 남편이 진정 겸손해지고, 물질을 귀히 여기고,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곤 합니다. 도움 말씀 주세요.



A.결혼해서 사는 것보다 혼자 사는 것이 나을 뻔 했겠다는 생각이 들지요? 어느 순간에는 왜 이 사람과 결혼하였을까 통탄스러운 후회가 몰려오기도 하지요. 그러나 결혼생활의 진수는 거기에 있습니다. 결혼 전에 어떤 경험을 했건, 정도 차이일 뿐 부부간의 갈등과 실망은 수없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결혼은 자기와의 갈등의 연장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결혼을 '손거울'에 비깁니다. 전신을 보지 못하고 얼굴만 볼 수 있습니다. 보는 얼굴을 상대의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자기는 변화할 생각이 없고 상대가 변하기를 바랍니다. 직업에서 온 권위의식, 대인관계의 갈등, 경제관념 등이 두 사람 사이의 갈등영역입니다. 그곳에 머무르며 다투기보다 '의미 있는 침묵'과 이해와 존중의 태도를 견지하십시오.

   
▲ 이경남차장 / knlee@pckworld.com
상대를 바꾸려하기 보다, '이해와 수용'이 상대를 변하게 하는 강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불신자인 남편에 대한 선입견과 그의 행동양식이 자매님의 이해와 용납의 한계를 넘어버린 것 같습니다. 동네 사람들의 생각이 앞서고 남편 행동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
 
부부 사이가 개선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역지사지(易地思之),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것입니다. 남편이 아내가 되고, 아내가 남편이 되는 것입니다. 남편이 따라주건 상관하지 말고 이쪽에서 시작해 보는 것이지요.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변화를 바라는 것은 요행입니다. 그런 가정은 없습니다. 훌륭한 운동선수는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훈련하는 것처럼 연습이 필요합니다. 주고받은 상처와 다툼의 기억은 남겠지만, 아름답고 정겨운 추억과 경험을 만드는 노력으로 상흔을 멋진 색상의 무늬로 바꾸어가는 행복한 가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진영 교수 / 호남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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