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에큐 운동 방향? 정의와 평화를 위한 순례!

[ 선교 ] 오이코스 신학운동, WCC 10차 총회 대한 신학적 성찰 시도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04월 07일(월) 18:00
   
▲ 오이코스 신학운동 학술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이 순례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오이코스 신학운동 학술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는 박성원 목사.

'WCC 제10차 부산총회가 끝난 후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칼 운동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칼 학자들이 '정의와 평화를 위한 순례'로 방향을 설정했다.
 
에큐메니즘을 가르치는 교수들과 목회자 및 기관 사역자들이 주축이 되어 '싱크 탱크' 역할을 하는 '오이코스 신학운동(대표:박성원)'은 지난달 28일 연동교회(이성희 목사 시무)에서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술세미나를 열고 향후 한국교회 에큐메니칼운동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WCC 10차 총회 후 전세계 교회 중 가장 먼저 신학적 성찰을 한 시도한 세미나여서 더욱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신학자들은 "WCC 부산총회는 지금 온 인류뿐 아니라 피조물 전체가 당면하고 있는 총체적 생명의 위기 앞에 정의와 평화라는 중요한 신학적 과제를 던졌다"는데 공감하고 향후 한국교회가 회중이 참여하는 예배운동과 주변부의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이끄는 정의와 평화의 에큐메니칼 순례를 향해 나가야 한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세미나의 모든 순서가 '정의 평화 순례의 영성과 신학'을 주제로 한 예배 형식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순례(최광선 교수ㆍ호남신대), 생태정의(김준우 소장ㆍ한국기독교연구소), 경제정의(황홍렬 교수ㆍ부산장신대), 제국과 평화(정원범 교수ㆍ대전신대), 일치(장윤재ㆍ이화여대), 포괄적 공동체(오현선ㆍ호남신대) 등 총 6개 분야에 대한 발제가 있었다.
 
이날 '정의와 평화를 위한 순례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발제한 최광선 교수는 "WCC 10차 총회의 메시지는 전지구적 위기의 시대라는 시대의 징표 속에서 함께 순례를 떠나자는 것"이라며 "순례는 피상적 언어가 아닌 참된 영성과 인류애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가 함께 움직여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태정의와 기독교 신앙'을 주제로 발제한 김준우 소장은  "부산총회와 WCC의 메시지는 우리에게 생태적 감수성을 불러일으키며, 생태시대로 변혁을 지향하는 신학, 영성, 목회 패러다임이 새롭게 궁구되어야 할 과제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포괄적 공동체의 정의롭고 평화로운 순례'를 주제로 발제한 오현선 교수는 "한국교회는 작은 자를 우선적으로 돌보지 않은 의미에서 포괄적 공동체성을 가지지 못했음을 회개해야 한다"고 비판하고 "부지불식간에 주변화하고 무시해 온 신앙공동체의 작은 자들을 교회의 중심으로 초대하고, 포괄성의 커리큘럼을 교회와 신학교의 교육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총회의 한계와 아쉬움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최광선 교수는 △서구 중심의 신학적 틀거리를 그대로 유지한 점 △인간중심적 태도를 견지한 점을 아쉬움으로 꼽았으며, 황홍렬 교수는 △가난한 자들을 포용의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는 점 △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경제의 기초가 되는 노동자에 대한 논의가 중심의제로 설정되지 않는 것 △교회들의 헌금을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거나 이자를 받는 문제 △화석연료에 중독된 문명 △핵에너지에 대한 근원적 방향전환 모색이 없었던 점 △교회론에 해방의 공동체가 추가되지 않은 점 등을, 정원범 교수는  △세계 폭력과 전쟁의 뿌리이자 동북아시아 불화, 그리고 세계경제고통의 원인인 제국(미국)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않거나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것을, 장윤재 교수는 일치문서가 상대적으로 젊은 교회들의 경험을 잘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에큐메니컬 대화 그룹에서 제기된 가장 큰 문제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오이코스 신학운동 대표 박성원 목사는 "지난 WCC 10차 총회 이후 독일에서 참석자들의 참가 소감을 나누는 정도의 모임이 있었는데 본격적인 신학적 성찰을 시도한 것은 한국교회가 이번 세미나로 처음 시도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세미나는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권에서 가장 앞서나간 모임"이라고 평가하고 "앞으로 세계교회가 정의와 평화를 향한 순례를 위해 모두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이번 세미나의 원고를 번역해 WCC에 보내고 세계교회에도 보내는 운동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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