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사랑 나누는 고난주간

[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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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07일(월) 17:50

내일 종려주일은 예수님께서 친히 고난 당하시려고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신 날이 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 분이 죄도 없으시면서 죄인이 되셔서 고난을 당하시고 죽음을 당하신 그 고난주간을 우리는 찾아 가고 있다. 하나님을 누구보다 잘 믿는다 하던 이들이 로마 권력에 힘입어 예수님을 못 박은 그 십자가의 사건이 각종 위기에 처한 우리 교회 앞에 더욱 뼈저린 슬픔으로 다가온다.

오늘날도 누구보다 예수님을 잘 믿는다는 사람들이 세상 권력에 힘입어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십자가에 못 박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온갖 불의와 부정을 덮어 두면서, 아니 부정을 조장하는 것까지도 서슴치 않으면서 세상으로 하여금 오히려 교회를 염려하게 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해마다 고난주간을 맞이하면서 십자가의 길을, 주님께서 가신 고난의 길을 우리도 함께 걸어가자고 한다. 교회는 하나님께 의롭다 함을 입은 의인들의 신앙공동체이면서 동시에 성화의 길을 계속 달려가야만 하는 죄인들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고난의 주님께서 머리가 되시는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세상에 전달될 그리스도의 편지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회는 고난주간을 지나며 십자가 앞에서 진심으로 고백할 것이 있다. 마굿간에서 태어나셨고 머리 둘 곳이 없이 사셨으며, 끝내는 골고다 언덕 위의 십자가에서 온갖 조롱과 수모를 당하시며 돌아가시기까지 하셨던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계시던 기간 동안, 친구로 만났던 이웃들을 먼저 기억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작은 자들을 찾아가셨던 일들을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 부와 명예라는 세상의 권력에 사로잡힌 교회가 높은 자의 것, 가진 자의 것으로 변질되어 가면서 기억을 회피하고 싶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기억하고 가야 할 것이다.

제98회 총회 주제는 '그리스도인,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이다. 고난주간을 보다 경건하게 보내면서, 한국교회는 우리 주변의 작은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과 함께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란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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