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에게 속한 우리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 칼럼

홍성호 목사
2014년 04월 02일(수) 17:34

지난 2월 5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 홍정길)은 2008년, 2009년, 2010년에 이어 3년 만에 '2013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서 한 마디로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먼저 한국교회의 낮은 신뢰도, 5점 기준으로 2.62, 19.4%로, 사회봉사활동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종교 순위에서 기독교(41.3%)> 가톨릭교(32.1%)> 불교(6.8%)라는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참으로 묘한 아이러니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것도 지난 세 번의 조사 결과에 비추어볼 때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아(18.4%, 19.1%, 17.6%, 19.4%), "낮은 신뢰도의 원인이 특정 상황에 기인한 것이라기보다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였다.

둘째는 비기독교인의 한국교회에 대한 낮은 신뢰도, 가톨릭교(47.0%), 불교(38.0%)에 이어 기독교의 경우는 1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한국교회 성장에 중요한 제약요인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 앞에 할 말을 잃었다.

게다가 한국교회의 신뢰회복을 위한 최우선적 과제로 '윤리와 도덕 실천운동'을 꼽았다는 점, 그것도 기독교인들은 봉사 및 구제활동(47.1%), 윤리와 도덕 실천운동(40.9%)의 순으로 응답하였지만, 타종교인이나 종교가 없는 이들의 응답 패턴은 일관성 있게 윤리와 도덕 실천운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신뢰 회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가 '윤리 및 도덕 실천운동'이라니, 도대체 이 땅의 교회들이, 그리고 우리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살았다는 말인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사도행전에 보면 복음, 곧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되는 곳마다 "…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행 2:47), "… 그 성에 큰 기쁨이 있었더라"(행 8:8), 그리고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었더라"(행 11:26)는 말씀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깊이 묵상해야 할 것은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도인"이라는 칭호이다. 오늘 우리가 그렇게 부름 받아 주님의 몸 된 교회에 속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우리를 그렇게 본다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이렇게 보고 있으니, 그러므로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처음으로 돌아가 "내가 누구인가, 오늘 우리 교회는 또 무엇인가?"를 물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이르시되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다른 사람에게는 비유로 하나니 이는 그들로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눅 8:10)

우리는 이미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 하나님의 나라의 도래는 곧 예수 그리스도가 오심으로 그 분의 통치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깨달아 알고, 그 하나님의 나라를 있는 그대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다.

오늘 우리는 이미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 곧 그 분의 통치를 있는 그대로 살아내야 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누가 뭐래도 주님의 몸 된 교회와 그 교회에 속한 우리 그리스도인만이 이 땅의 소망이다.

홍성호 목사 / 순천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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