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이여 '포용의 광장'으로 나아오라

[ 교계 ] [에큐메니칼지도력]

손인웅목사
2014년 04월 02일(수) 14:37

한국교회는 '이런' 에큐메니칼 지도력을 원한다 <1>

   
▲ 손인웅 목사
한국교회에서 에큐메니칼 운동을 한다는 것은 복음으로 정의를 말하고, 그 말한 정의를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 사회에 몸을 던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한국교회가 아직 에큐메니칼에 눈뜨지 못했을 때에 에큐메니칼에 몸바치는 것은 생명을 살리고 정의가 하수같이 흐르게 하며 평화를 이루는 일이었다.

시대가 바뀌어서 사회는 어제 한국교회가 보여준 생명과 정의와 평화를 향한 헌신을 기억하지 않는다. 교회의 목소리는 외면받기 일쑤이며 오히려 교회를 향해 불신의 눈초리는 거두지 않으려 한다. 한국교회가 자초한 것이겠으나 분명 아픈 현실이며 또한 극복하고 넘어서야 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폐쇄성을 걷어내고 소통과 포용의 광장으로 나와야 한다. 적어도 오이쿠메네를 외치는 사람들에게서 '그들만의 리그'라는 이미지가 남아 있어서는 곤란하다. 어쩔 수 없이 '우리끼리' 일을 해야 하고 보안을 지켜야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에큐메니칼이 언급되는 자리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다양성 속의 일치다.  다양한 모양의 현실을 마주하면서 그 속에서 일치를 이루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며 나를 비우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은 나를 먼저 비우고 하나되어 일치를 이루는 일에 공헌해야 한다.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폐쇄성을 버리지 않고서 무슨 에큐메니칼을 말하고 오이쿠메네를 외치는가. 폐쇄는 필연적으로 무리와 패당을 만들게 마련이다. 내편과 네편을 갈라 무리를 짓고, 우리 편이 이기는 일에만 몰두한다면 더이상 에큐메니칼이라고 불러줄 수 없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에큐메니칼 운동의 부흥을 꿈꾸게 했던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는 그러나 보수를 표방하는 상당한 교회들이 교회와 복음을, 교회가 사탄으로 공격하는 적나라한 치부를 세계교회 앞에 드러내고 내부적으로 큰 성과를 얻지 못한채 막을 내리고 말았다. 에큐메니칼 진영은 자중지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복음주의 진영은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을 비롯한 세계교회의 흐름을 외면하고 맹목적인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차원에서 앞으로의 에큐메니칼 지도자는 편가르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 연합기관의 장 자리를 놓고, 총무가 바뀔 때만다 머리가 터지도록 싸움질만 하는 모습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한국교회에서 적어도 예장(백석)과 기독교대한성결교회 한국기독교침례회 등의 교단은 교회협이 영입해야 한다. 그보다 더 넓힐 수도 있다. 교회협이 지금처럼 폐쇄적이어서는 비 회원 교단이 마음놓고 들어오지 못한다.

목회와 신학에서 진정한 에큐메니칼 정신이 분명하고 섬김과 소통의 정신이 투철한 에큐메니스트가 한국교회를 살리고 세계교회에 기여할 수 있다. 교단간 소통하고 코이노니아를 이룰 수 있는 지도력을 기다리는 것이다. 한국교회 에큐메니칼운동의 미래는 복음주의를 포용하고 복음주의와 소통하는 사람이 지도력을 발휘할 때에만 희망이 있다. 한국교회 에큐메니칼이여 부디 소통과 포용의 광장으로 나아오라.

복음주의 진영에도 복음이 무엇인가를 묻고 싶다.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복음이 아닌가? 세계교회로 에큐메니칼과 이반젤리칼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둘이 아니라 하나임을 함께 고백하고 함께 증거하는 하나의 교회를 유산으로 받았다는 것을 잊지말자.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ㆍ한국교회희망봉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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