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 연결하는 다리

[ NGO칼럼 ] NGO칼럼

이윤희 사무국장
2014년 03월 24일(월) 15:38

세상을 보는 교회의 창(窓), YMCA 이야기 1

YMCA는 한국교회와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이자, 교회가 사회를 보는 창과 같다. 한국교회는 YMCA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된 삶을 세상과 나누었고, YMCA는 한국교회를 통해 운동의 물적, 인적 토대를 공급받아왔다. 한국교회에서 성장한 평신도들은 YMCA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 하였고, YMCA를 통해 성장한 기독인들은 한국교회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YMCA 운동은 한국교회와 멀리 떨어져 있고, 한국교회는 YMCA를 세상에 보내진 하나님의 그루터기라기보다는 세속 집단의 하나로만 보고 있는 듯하다.

많은 분들이 'YMCA는 왜 주일에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가?'라고 질문한다. 이것은 YMCA의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복음을 바탕으로 한다는 정체성(Christian)'과 '종교, 성별에 상관없이 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개방성(Association)'에 대한 오해로부터 기인한 것이다. 그러나 더 아픈 지적은 '한국YMCA가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해가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이다. 또 다른 원인은  젊은 층이 사라지는 정체되고 변화하지 않는 교회, 연합과 일치의 정신이 약화되고 목회자 중심의 개 교회 성장주의가 팽배한 교권화된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찾아야 된다는 지적도 있다.

4월 2일, 긴 시간 동안 인도해주신 하나님의 은총으로 한국YMCA전국연맹은 결성 100주년을 맞이한다. 에큐메니칼 평신도운동체로서 한국YMCA 뿐만 아니라 민족과 함께해 온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사건이며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YMCA는 1899년 한국 청년 150 여명이 언더우드(H.G. Underwood)와 아펜젤러(H. G. Appenzeller)와 함께 설립 청원 운동을 벌이면서 시작되었다. 이들은 한국 최초의 교회인 새문안교회와 정동교회뿐만 아니라 선교기관으로써 한국YMCA운동의 씨앗을 뿌리고 기틀을 세운 위대한 선교사들이다.

한국YMCA는 1901년 배재학당청년회 창설을 시작으로 1914년 4월 개성에서 경신학교, 광주숭일학교, 군산영명학교, 기청학관, 배재학당, 세브란스의전, 재일본조선기독교청년회, 한영서원, 전주신흥학교, 황성기독교청년회 등 9개 학생청년회와 1개 시청년회의 대표가 모여 조선기독교청년회연합회를 결성, 전국 규모의 운동을 시작한다.

YMCA를 세운 중심 세력이 청년이라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놀라운 일이다. 연동교회 초대 담임목사였던 게일(憩一, J. S. Gale)은 이 과정에서 1904년 감옥에서 풀려 나온 이상재, 김정식, 유성준 등 독립협회 지도자들을 연동교회 교인으로 맞아들이고 YMCA로 안내함으로써 한국YMCA 운동의 지도력을 세우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다. 이를 통해 교회가 교회 테두리를 벗어나 사회 깊숙이 들어가게 함은 물론 YMCA와 한국교회의 협력관계를 강화해간 것이다. 한국YMCA 100주년을 맞는 올해, 에큐메니칼운동체로서 한국YMCA의 역사적 의미와 한국 시민사회와 기독교에 무엇을 기여할 수 있는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고민은 무엇이며 한국교회와 YMCA가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지 찾아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윤희 사무국장 / 한국YMCA 생명평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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