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교회를 위한 자기성찰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신영균 목사
2014년 03월 18일(화) 14:50

교회행정학에서는 교회도 조직이며 유기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이미 예수님이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로 쉽게 설명해 주셨다(요15:5). 조직체인 교회는 생명력이 있어 생노병사는 물론 건강하기도 하고 병들기도 한다. 계시록의 일곱 교회 중 서머나교회와 빌라델비아교회는 건강한 교회이고 나머지 다섯 교회는 병든 교회이다. 건강한 교회(Healthy church)는 말씀과 성령의 역사로 은혜와 평강이 넘치고, 성장과 성숙을 지속적으로 이루어가는 교회이며 하나님은 오늘도 그런 교회를 원하신다.

첫째, 목사ㆍ장로가 건강해야 교회가 건강하다.
사람에게 위중한 질병인 암도 주로 오장과 육부에 집중되듯이 교회의 질병도 항존직 특히 목사 장로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거듭나지 못한 목사ㆍ장로의 독선적인 성향이 리더십 부재와 맞물려 다양한 교회질병을 유발시킨다. 교회 질병은 목회자의 목표 부재에 의한 무질서증, 형식적 비전에 의한 허위비전증, 기획능력부족에 의한 무기력증, 문제예방을 소홀히 하는 사후 문제수습중독증, 예산만 낭비하는 프로그램 모방증, 교회권력 사유화증, 부서할거주의, 독선에 의한 의사소통 교란증 및 아노미(animi) 즉 막힘증, 자기 늪에 빠진 여론기피증후군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교회질병의 원인임을 모르는 질병이 교회질병 중에 가장 무서운 질병이다. 주 안에서 항상 깨어서 근신하는 자세만이 지도자의 질병 예방법이다.

둘째, 교회 갈등해소가 건강한 교회의 첩경이다.
한국교회는 갈수록 교회갈등이 증폭되어 가는듯하여 염려스럽다. 고소 고발을 총회 재판국까지 끌고 와서도 양이 차지 않아 세상 재판으로 또 들고나가 온 교회에 먹칠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주님의 몸된 교회를 자기 헤게모니의 장으로 착각하는 경우, 파벌주의, 정실주의 인사관리에 의한 갈등, 자기 감정의 우상화로 대립과 긴장을 유발하는 갈등 등이 주님의 몸된 교회를 찢어 놓는다. 오늘 한국교회의 갈등은 교리적인 문제, 성경해석의 문제 등 본질적 갈등보다, 사소한 의견 차이, 감정대립 등 비본질적 갈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존심, 아집, 사익으로 시작한 갈등을 진리문제로 확대시키고 나아가 교회 전체의 문제로 증폭시키며 동지규합까지 한다. 교회갈등이 일반조직의 갈등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더 파괴적임은 부끄럽기만 하다. 오늘 우리는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는 그 말씀을 꼭 명심해야 한다(롬12:18).

셋째, 대응성이 높은 교회가 건강한 교회이다.
건강한 교회는 당연히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에 충실한 사역으로 바쁘다. 이를 교회행정에서는 교회의 대응성(responsiveness)라고 한다. 이윤을 위한 기업조차도 대응성을 중시해서 고객만족도 조사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지금 한국교회는 세상에 대한 대응성, 즉 만족도가 너무 낮아 신뢰의 정도가 땅에 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님은 대형교회, 도시교회보다 세상을 향해 복음으로 사랑과 기쁨을 주는 대응성이 높는 교회를 원하신다. 분명한 것은 맛 잃은 소금, 어두움에 삼켜진 빛과 같은 교회는 주님의 강한 심판과 책망의 대상이다(마5:13,16).

오늘 우리는 온 백성에게 칭송받은 예루살렘교회(행2:27),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았던 안디옥교회를 읽고 듣고 외치면서도 이율배반적인 행동으로 교회질병의 원인 제공자로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철저한 자기성찰과 함께 사려 깊은 행동이 요구된다.

신영균 목사 / 경주제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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