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가족의 아픔

[ 연재 ]

백도웅 목사
2014년 03월 11일(화) 10:15


며칠 전 우리에게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에서 생활고를 비관한 모녀 셋이 동반 자살을 하였고, 이어 3일 경기도 동두천시 상패동 한 아파트에서 엄마가 4살배기 아들과 함께 동반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4살배기 아이는 장애를 안고 있어서 더욱더 슬프다. 수많은 편견과 차별 속에서 누구의 간섭없이 결정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 동반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 밖에 없다는 현실에 마음이 무겁다.
 
'무엇 때문에 신앙을 가지고 살아온 젊은 어머니가 이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을까?'하는 의문으로 밤잠을 설쳤다. 그 어머니에게는 생활고보다 4살배기 발달장애아로 인하여 그 가정에 아름다운 꿈을 이룰수 없는 좌절이 더 컸을 것이다. 필자는 15년 전 외손자가 발달장애 판정을 받고 15년간 양육과정을 지켜보면서 발달장애 가정의 비극을 직접 체험했기에 예측해 본 것이다. 외손자로 인하여 그들의 아픔과 절규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평범한 삶 속에서 작은 행복을 느끼며 살아간다.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가지는 기쁨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누구나 느끼는 기쁨일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가 발달장애라는 판정을 받는 순간 가족은 시름에 잠기게 되며, 누구나 누리는 행복은 '나 한테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하는 비관적인 생각과 근심으로 바뀌고, 아이와의 즐거운 시간은 아이와의 끝없는 싸움으로 변한다. 운명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큰 짐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나 냉혹하며, 무서운 세상이 되어 버렸다. 남을 돌볼 여유조차 없을 만큼 삶이 힘겹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가족이 삶에 대한 희망을 갖기란 참으로 힘들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달장애자녀 가족으로 살아가기 위해 세상 문을 나오면, 앞으로는 높은 산과 마주치게 되고 뒤로는 끝없는 낭떠러지만 보이게 된다. 수많은 편견과 차별을 극복해야 하는 실정이다.
 
복지예산 100조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복지를 해야 할 곳은 너무나 많다. 각자 자기들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하여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자기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장애가 발달장애이다. 이들은 본인의 힘으로는 무엇을 하기 어려워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사회 약자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에 도움의 손길을 주어야 한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찾아서 우리가 돌봐야 한다. 복지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사회안전망을 정립하여 발달장애자녀 가족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희망을 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마음속에 항상 꿈과 희망의 무지개가 떠 있는 날을 고대하며 늘 가까운 이웃이 되고자 하는 소망이 이뤄지길 바란다. 
 
백도웅 목사/서울시 장애아동사회적응지원센터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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