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에너지, 이 시대의 선악과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4년 03월 11일(화) 09:46

지난 11일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난지 3년이 되는 날이다. 세월은 흘렀지만 여전히 진행 중이며 피해는 점차 확산되고 있다. 농지와 바다가 오염되어 농수산식품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이 커지고 있고, 근처의 도시는 사람이 살지 못하는 유령의 공간이 되었으며, 어린이를 비롯하여 갑상선암, 백혈병 등에 걸리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후쿠시마원전은 인간이 만들어낸 과학기술 수준의 최고봉에 속하는 시설이다. 이렇듯 최고 수준의 시설물이 지진과 쓰나미 앞에 맥없이 붕괴되었다. 후쿠시마는 인간 이성의 영역과 하나님의 능력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차원이 다른 세계가 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마치 건축기술을 발달시켜 하나님의 세계에 들어가 보고자 바벨탑을 쌓다가 무너져버린 형국이다.

핵물질은 하나님의 창조물이 아니다. 인간의 창조물이다. 따라서 그것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생명세계와는 상생할 수 없는 상극의 물질이다. 생명세계의 순환 흐름에 동참할 수 없는 전혀 이질적인 반(反)생명적인 물질인 것이다. 그래서 철저히 봉쇄하고 에너지만 끄집어내어 써보겠다는 의도로 만들었지만 인간의 뜻대로만 움직여질 수 없는 일이다.

핵은 처리의 완벽을 요구하는 물질이다. 그러나 인간은 완전할 수도, 완벽할 수도 없는 존재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영역에 속한다. 인간은 확률만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사고 확률을 낮출 수는 있지만 완전하게 막을 수는 없다.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편리와 풍요라는 현실적인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유혹과 사고와 죽음이라는 공포사이에서 인간은 선택해야하는 것이다.

핵에너지는 현대판 선악과이다.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한, 따먹고 싶은 열매이다. 그걸 먹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다. 유의할 점은 이성의 차원을 넘어서는 위험은 위험으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아름답고 깨끗하게 보인다. 그걸 막는 방법은 엄하게 금하는 길 외에는 없다. 그래서 하나님은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고 엄격하게 금하셨다. 먹으면 죽기 때문이다.

핵에너지는 하나님이 창조하지 않은 물질로 인간만의 복락을 누리려는 교만과 탐욕의 열매이다. 선악과가 태초의 인류 조상에게 주신 시험이었다면 핵에너지라는 선악과는 이 시대 인류 전체에게 던져주시는 시험이다. 과연 잘 풀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유혹에 빠져 지구생명동산에서 추방당할 것인가? "아담아 네가 지금 어디 있느냐? 하나님의 음성이 귓전을 때린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