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위기의 원인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03월 10일(월) 17:33

"한국교회를 망친 주된 주범을 찾았습니다. 종북입니다. 한국교회를 물고 뜯고 범죄집단으로 만들려고 애쓰는 이들이 북조선에서 온 붉은 바이러스입니다. 한국교회가 적을 모르니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한국교회연합 주최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교회 연합운동과 관련된 토론회에서 사회를 본 목사의 발언이다.
 
이 목사는 뒤이어 "인터넷에서 젊은이들이 기독교에 대한 강한 비판의 글이 많은 것이 현실이지만 1천만의 교인을 갖고 있는 기독교가 이런 사소한 문제로 고민을 해야 하나"라고 반문하고, "우리(기독교인)도 실수는 했었다. 그러나 예수님 당시에도 (제자 중) 12분의 1은 가룟유다였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한 목사에 따르면 한국교회의 대사회 이미지 하락의 원인은 '종북세력'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한국교회 위기의 원인은 교회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부의 문제를 가지고 교회 전체를 흔드는 외부세력들에 있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한국교회 위기의 원인을 분석하는데 있어 치열한 자기 반성의 자세가 아닌 외부적 요인에서 원인을 찾으려는 시도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특히 비기독교인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지난달 5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3년 만에 진행해 지난 5일 발표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서는 한국교회의 대사회 신뢰도가 여전히 바닥임을 재확인시켜주었다. 또한, 기독교인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기독교인, 비기독교인 모두 '언행일치가 되지 않아서'라는 답을 한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여론조사의 결과는 문제의 발언을 한 그 목사의 말처럼 특별히 종북성향을 가진 이들이 많이 참여해서일까? 신뢰도 조사에서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을 연령대별로 분석하면, 20대 다음으로 많았던 연령대는 보수적인 성향이 짙은 50대들이었다. 고질적인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 분석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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