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위기극복, 신학이 답이다

[ 목회·신학 ] "시대 진단하고 대안 제시하는 신학 돼야"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4년 03월 10일(월) 17:12

한국교회의 위기는 어제 오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교회가 당면한 위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 중의 하나를 꼽는다면, '신학의 부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의 바람에 교회가 요동칠 때에도 신학은 그 중심축으로 흔들림없이 서 있어야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에는 그러한 신학이 부재하다는 의미다. 20세기의 위대한 신학자였던 폴 틸리히는 "신학은 교회를 위한 학문이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오늘날 한국의 신학은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그 대안을 제시해야 하지만 아직도 그러한 신학적인 노력들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교회 안에는 진정 신학이 부재한가? 사실, 국내에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신학대학교들과 신학자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공별로 학회들이 조직돼 있고 그 학회들마다 신학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추세다. 해외에서 신학를 공부하고 학위를 받고 귀국한 신학자들은 급증하고 있다. 물론 최근 주춤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신학대학교에 입학하려는 목회자 후보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신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한국교회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교회를 위한 신학'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신학의 부재'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 신학자는 '고민이나 여과없이 해외에서 수입한 신학'을 언급하며 "우리의 상황과 고민을 통해 성립된 신학이 없다는 것"을 지적했다. 사실 그동안 한국교회 안에선 한국적인 신학화 작업에 대한 시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토착화 신학이라는 틀 안에서 신학적인 연구가 이뤄졌는가 하면, 군사정권 속에서 태동한 '민중신학'은 해외에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신학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신학은 한국교회로부터 절대적인 환영을 받지 못한채 그 영향력이 줄어드는 분위기다. 

이처럼 '신학의 부재'는 한국교회와 사회 속에서 자기의 문제 의식을 가지고 고민한 신학화의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한국교회와 사회의 현실을 넘어선 신학의 권위를 강조할 수 있지만 신학은 그 시대의 고민에 대한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칼 바르트 신학이 유럽의 제1차 세계대전을 겪는 상황 속에서 나왔고 라인홀드 니버 신학도 미국의 산업화로 인해 인간이 황폐해 가는 상황 속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는 여러가지 위기 상황을 극복할 대안으로서의 신학을 찾기란 쉽지 않는 상황이다. 전통과 보수로 상징되는 한국교회의 상황을 감안할 때에 교세 감소 현상에 대한 원인, 대사회적인 대책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찾는 신학적인 작업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상아탑 속에 갇혀 있는 신학' '강단 신학'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본교단이 서 있는 신학의 자리는 어디인가? 본교단 신학은 개혁신학에 뿌리를 두고 칼빈의 신학과 바르트 신학의 양쪽을 아우르는 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칼빈의 전통과 바르트, 몰트만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통전적 신학'이라고 명명하기도 한다. 본교단에서 '통전적 신학'이라고 이름붙인 최초의 신학자는 장신대 학장을 지낸 고 이종성 박사다. 조직신학자인 최윤배 교수(장신대)는 "이종성 박사는 어거스틴과 칼빈 바르트의 흐름에 서 있는 통전적 신학을 본교단 신학으로 내세웠다"고 소개했다. 물론 이외에도 고 김이태 교수가 변두리가 아닌 중심에 서는 신학이라는 의미에서 '중심에 서는 신학'을 전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본교단 신학을 잘 보여주는 문서는 지난 1986년 제71회 총회에서 채택된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다. 신앙고백서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본교단 신학은 성경의 절대권위를 견지하는 성서신학의 전통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전파를 강조하는 복음주의 신학의 전통, 개혁교회 속에서 항상 발견되는 개혁신학의 전통, 공교회와 교회일치와 하나님 나라 선교를 강조하는 에큐메니칼 신학의 전통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조직신학자인 황승룡 박사(호남신대 명예총장)는 본교단의 신학에 대해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폭넓은 신학이면서도 복음주의적이고 성경적인 신학"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본교단 신학이 폭넓은 신학을 장점으로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 그는 복음적이며 성서적인 것, 신앙과 삶의 일치, 텍스트와 컨텍스트의 연결 등이 본교단 신학의 정체성이라고도 설명했다. 

본교단이 서 있는 신학의 자리를 규정하면서, 여전히 남겨진 과제를 찾는다면 한국적인 신학에 대한 관심이다. 본교단의 신학이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폭넓은 신학을 갖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고민과 관심사에 대한 응답으로서의 신학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숭홍 교수(장신대 명예교수)가 교회를 위한 신학으로 '신토불이 신학'을 언급한 것은 의미있는 신학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