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하고도 마라톤풀코스 완주

[ 교단 ]

박성흠 기자 jobin@pckworld.com
2014년 03월 04일(화) 15:53

총회 주제캠페인 '그리스도인,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 <1>

   
▲ 한 성도가 장기기증서약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지난해 4월에는 42.195킬로미터 마라톤 풀코스도 완주했어요"

지난 2011년 1월 왼쪽 신장을 기증한 박 모 목사는 뜻밖의 증언을 내놓았다. 믿어지지 않는 일이지만 그는 장기기증을 한 지 3년만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고 털어놨다. 외국에서 공부할 때 이미 사후장기기증 서약은 했었지만 막상 내 몸 속에 있는 '생' 장기를 꺼내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준다는 것은 너무나도 두려운 일이었다. 박 목사의 운전면허증에는 물론 사후에 모든 장기를 기증한다는 표시가 되어 있었지만 실행에 옮기려니 주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본교단 총회 교세 통계에 따르면 2012년 12월말 현재 목사는 1만6538명. 그들 중에서 살아있는 동안 '내 몸'을 나누어 사랑을 증명한 사람들은 현재 파악된 인원만 16명이다. 특이한 것은 16명 모두가 '순수' 장기기증자들이라는 것. 가족 중에 장기가 필요해 누군가와 '교환'하는 등의 조건을 걸지 않고 아무 조건없이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히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이 된 사례라는 것이다.

박 목사의 아내도 처음에는 펄쩍 뛰었다. '꼭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냐'면서 말리는 아내를 설득했다. "여보, 내가 교회 장학금으로 공부를 했는데 나는 아무것도 드린 것이 없어. 하나님의 받은 은혜를 지금 갚지 않으면 못견디겠어. 신장을 기증하는 것이 내가 받은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는 길이야, 날 좀 이해해 주면 안될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박 목사도 기증신청서를 작성하기까지는 1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결국 신청 6개월만에 기증을 실천했다. 꾸준하게 건강을 관리한 그는 3년만에 마라톤에 도전, 풀코스를 완주했다.

"내가 했으니 당신도 하라는 말씀은 하지 않겠습니다. 권면해서 될 일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 목사로서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마땅히 갚는 심정으로 한 저의 경험은 마음의 큰 기쁨으로 남아 있습니다" 실명을 밝히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한 박 목사의 고백이 오히려 큰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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