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교회 예배, 신학 전통 고려

[ 목회·신학 ] 신학부재시 교회성장 도구로 변질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4년 03월 03일(월) 17:44

최근 한국교회 안에는 '예배 갱신'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는다. 주일예배에 참여하는 교인들의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에 '예배 갱신'에 대한 목소리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예배 갱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예배학자들은 '예배 신학의 부재'를 지적한다. 미국에서 들어온 선교사들은 모여 찬송하고 설교하면 예배가 되는 것으로 생각했고, 한국교회도 '예배 신학'에 대한 이해없이 이러한 예배를 그대로 수용해 지금도 교회에서 드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대구성서아카데미원장 정용섭 목사는 예배 신학의 확립과 진정한 예배 의식의 보급은 예배 갱신을 위해 시급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교회의 예배 현장은 어떠한가? 예배학자인 김운용 교수(장신대)는 예배의 초점이 자칫 교회 성장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는 경우를 지적한다. 예배가 교회 성장을 위한 도구로 활용되면서 자칫 예배가 공연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 총회목회정보정책연구소에서 발간한 '목회매뉴얼'을 통해 예배학자인 김세광 교수도 오늘날 예배 현장에 대해 "예배를 교회성장의 도구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며, "실용주의의 영향이 커지면서 예배가 도구화되고 공연이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언급한다. 

시대의 요구에 따른 예배의 변화도 오늘날 한국교회의 예배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본교단의 예배 모범은 칼빈의 제네바 예배모범과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미국장로교회 등의 예배 신학의 전통과 흐름에 서 있다. 그러나 1980년 이후부터는 미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예배 형태에 조금씩 영향을 받아 다양한 예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구도자 예배를 비롯한 열린 예배와 이머징예배 등의 새로운 흐름을 접하게 됐다. 

물론 새로운 형태의 예배가 침체돼 있는 교회의 성장에 큰 도움을 준 부분을 등한시할 수는 없다. 김세광 교수는 "오늘날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예배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예배의 흐름이 전통적인 예배와 포스트모던 시대를 반영한 형태의 예배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심지어 신비적이고 초월적인 것에 관심을 갖는 예배의 모습을 보여줘, 자칫 예배가 효과와 결과에만 관심을 갖는다고 그는 지적한다. 

특히 성령 은사에 강조점을 둔 빈야드교회의 예배는 하나님의 임재와 성령님의 자유로운 운행을 경험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주기도문 암송이나 교독문, 사도신경 암송, 축도 등이 없는 부분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또한 윌로우크릭교회와 새들백교회의 구도자 예배도 실용주의의 영향을 받아 예배가 도구화되거나 공연화될 수 있는 점이다. 이러한 부분이 한국교회에도 영향을 끼쳐, 결국 예배가 도구화되고 공연으로 변질됐다고 김운용 교수는 한국교회의 예배의 위기에 대해 설명한다. 

결국 '예배 갱신'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는 한국교회는 '예배 신학'의 전통을 다시 한 번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요청된다. 우선 말씀 중심의 예배에서 성례전의 비중을 점차 늘여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전을 등한시 해 왔던 한국교회는 예배에 있어 말씀과 성례전이 균형을 이뤄야한다는 것. 오늘날 한국교회는 설교 중심의 예배로 이어지면서 자연히 성만찬의 예전을 등한시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배에는 말씀과 성만찬이 함께 있어야 하지만 오늘날 교회의 형편을 고려할 때에 성례전을 자주 갖기란 쉽지 않는 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예배때마다 성만찬을 행할 수 있도록 성찬예전을 단순하는 방안이 요청된다. 

예배의 공동체적인 해석과 승화도 예배 갱신의 대안으로 손꼽힌다. 예배학자들은 예배가 개인의 체험과 헌신을 강조해야 하지만 이것을 공동체적으로 해석하고 승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개인의 기도와 찬양, 감사가 예배공동체 모두의 기도 찬양 감사로 드려지는 의미로 해석될 때, 개인이 아닌 예배 공동체로 승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실패와 고난을 겪고 있는 개인이 드리는 예배도 공동체 전체의 실패와 고난으로 함께 승화시킬 수 있는 예배가 될 때에 개인이 아닌 공동체 예배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러한 공동체 예배가 개별화된 오늘날의 교회 예배에서 갱신돼야할 또 하나의 과제로 손꼽을 수 있다. 

예배 갱신을 위해선 목회자나 평신도가 구분없이 모두 예배자로 참여해야 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목회메뉴얼'에서 한국교회 장로교 예배를 위한 실천적 제안에 따르면, "예배를 받으시는 하나님이 관객이시라면, 성직자와 평신도는 관객을 위한 연기자로 활동해야 한다"면서 "예배의 직능상 목사와 평신도의 역할 분담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같은 연기자의 입장에서 역할 분담이라는 이해가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예배 신학'의 결여는 자칫 예배를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잘못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예배 신학과 역사, 전통 등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다시 한 번 깊이 요구된다. 이러한 이해가 이뤄질 때에, 오늘날 한국교회 안에서 요구되는 '예배의 갱신'도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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