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GO칼럼 ] NGO칼럼
오래전부터 교회 혹은 기독교 단체 등에서는 하나님의 명령이며, 그리스도인들의 소명인 작은 자들을 보살펴 주기 위하여 보육원, 양로원, 미혼모 시설, 장애인 시설 등 다양한 사회복지시설을 설립하여 운영해 왔다. 또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사회복지시설에서 자신의 소명을 감당하며 작은 자들과 함께 웃고 울며 지내고 있다.
그로 인하여 세상의 어두운 그림자에 갇혀 살던 많은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 권리를 누리고, 복음을 받아들여 천국소망을 가지고 살아가게 되었다. 특히 많은 교회들이 가난하고 병든 자, 소외된 자들을 대상으로 구제사업을 전개하다가 지역사회에 밀착하여 그들에게 직접적인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교회 단독으로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하여 직영 혹은 위탁으로 시설들을 운영하고 있으며, 독자적으로 법인을 설립할 수 없는 교회 혹은 기독교 단체들은 소속된 노회 등의 법인체를 통하여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회복지시설 중 기독교 교계에서 운영하고 있는 시설(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시설포함)이 다른 종교계에서 운영하는 시설보다 월등히 많고, 또한 타 종교에서 운영하는 시설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와 함께 설립 취지와 목적에 부합되도록 운영하고 있어 타 종교계로부터 부러움과 함께 견제의 대상이 되어온 것 또한 사실이다. 이로써 현재 타 종교계에서는 기회가 있는 대로 신규 혹은 기존 사회복지시설을 직영 혹은 위탁 운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여러 종류의 사회복지시설 중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지역사회복지관에 대하여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지역사회복지관은 사회복지시설 중 이용시설로서 1906년 원산 인보관 운동에서 사회복지관사업이 태동되어 서울에는 1921년 태화여자관이 최초로 설립되었으며, 2013년 현재 전국에 437개소가 운영되고 있는 전문사회복지시설이다. 지역사회복지관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일정한 시설과 전문 인력을 갖고 지역사회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고자 클라이언트에게 종합적인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복지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는 지역사회복지관은 "네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 25:40)"는 말씀을 실천하는 중요한 사회복지시설로서 기독교 교계(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법인 포함)에서는 특히 지역사회복지관을 전국적으로 많이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요즈음 교회 혹은 기독교단체에서 수탁 받아 운영하고 있는 지역사회복지관 중 운영주체에서 운영을 포기하거나 재 위탁에서 탈락한 시설들 가운데 새로 선정되는 운영주체가 대부분 불교계로 변경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운영되던 사회복지시설들이 운영주체가 불교계로 변경됨으로서 파생되는 문제는 사회복지시설 이용자들뿐만 아니라 시설종사자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독교 교계 사회복지시설들은 설립취지인 기독교 정신에 부합되도록 운영함으로써 시설이용자들이 복음을 듣고, 복음을 전하고, 천국소망을 가지고 살았지만, 운영주체 변경은 시설이용자들에게 가치관의 혼돈과 함께 복음을 멀리하는 계기가 되었고, 시설종사자들 또한 정들었던 직장을 스스로 떠나게 되거나 개종은 아닐지언정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운영주체의 종교행사에 부득이 참여하는 우스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기독교계는 직시하고, 자성할 필요가 있겠다.
기독교 정신은 십자가 정신으로 수평적인 방향에의 섬김과 수직적인 방향에의 순종, 즉 작은 자들을 섬기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으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현실의 이익보다는 하나님의 뜻에 부합된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뜻은 복음을 증거하고 작은 자들의 벗으로서 그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아주어 그들이 자립 자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기독교 교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사회복지사업의 최일선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 혹은 기독교단체에서는 앞으로 사회복지시설들 운영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이재원 관장 / 종로종합사회복지관ㆍ새문안교회사회복지재단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