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후 13일, 현장은 여전히 매캐한 기름 냄새 가득

[ 교단 ] 총회 사회봉사부, 여수노회 임원들 기름유출 현장 방문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02월 17일(월) 16:35
   
▲ 여수 만성리 해안에서 일일이 기름 묻은 돌을 닦아내고 있는 주민들.

【여수=표현모 차장】 "지금 이 정도는 냄새가 안난다고 말할 수 있는 정도예요.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30일에는 자극이 너무 심해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릴 정도였어요."
 
지난 12일 전라남도 여수 신덕면의 GS칼텍스 원유하역장 제2부두 기름유출사고로 해안이 오염된 인근의 해안에서 방제작업을 하던 마을주민에게 "시일이 꽤 지났는데도 냄새가 심하다"고 말하자 되돌아온 답이었다.
 
그는 "날씨가 추워 기름이 응고되어 잘 보이지도 않고 닦이지도 않는다. 더군다나 냄새가 심해 머리가 너무 아프다"며 "뜨거운 물을 뿌려가며 바위를 하나 하나 닦아내고 있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 응고되어 있던 기름이 다시 흘러 문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피해복구 현장에는 자원봉사자 보다는 마을 주민들로 보이는 이들이 훨씬 더 많아 보였다.
 
총회 사회봉사부 산하 환경보전위원회 위원장 김광훈 목사와 이승열 총무, 조상식 간사는 지난 12일 여수노회 임원 및 사회봉사부 관계자들과 함께 여수 기름유출 사고 및 피해 현장을 찾아 향후 지원을 위한 현장탐방을 했다.
 
여수노회 임원 및 사회봉사부는 지난달 사고 직후 현장을 찾아 피해상황을 확인하고 노회 산하 교회들의 피해여부를 확인했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교회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어업이나 양식업, 혹은 관광업에 종사하는 교인들의 피해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하기로 했다.
 
   
▲ 기름 유출 피해 현장을 둘러 보고 있는 총회 및 여수노회 관계자들.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전라남도 여수시 신덕동으로 해당지역에는 본교단의 교회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피해는 바람과 파도의 영향으로 더 넓은 지역으로 확대, 만성리의 만흥중앙교회(백현우 목사 시무)와 인근 묘도에 위치한 묘도교회(박춘배 목사 시무), 온동네교회(이야곱 목사 시무)의 교인 중 양식업을 하는 교인들의 피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묘도교회 박춘배 목사는 "기름 유출로 만성리 못지 않게 묘도에도 피해가 많고 특히 양식업을 하는 성도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며 "하루도 빠짐없이 교인들이 해안으로 나가 기름제거 작업을 하고 있는만큼 한국교회가 관심을 갖고 후원과 기도를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여수 주민 중에는 기름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 이외에도 공식적인 피해로 집계되지 않는 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이들도 많다. 인근 가막만의 굴양식장은 이번 기름 유출에 의해 전혀 피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급감했으며, 여수수협을 통해 들어온 생선 판매량도 기름 유출과 전혀 상관이 없지만 역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피해 현장을 함께 돌아본 사회봉사부 이승열 총무는 "이번 사고로 기름 16만 리터 이상이 흘러나가 심각한 생태계 파괴와 함께 나프타 등의 유해물질도 같이 흘러나와 여러 질병 유발가능성까지 있는 상태"라며 "피해 입은 주민들이 추운 겨울에도 기름제거 작업을 하느라 지친 모습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지만 피부질환, 호흡기질환 등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에서 대대적으로 자원봉사자를 보내는 것은 적당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여수노회장 서병근 목사는 "사고가 발생하자 마자 현장을 탐방하고 지휘본부에 들러 어떻게 도울 수 있나를 물으니 자원봉사자는 충분하고 해안의 오염도 넓지 않다고 답했다"며 "그렇다면 노회는 식사를 지원하는 등의 자원봉사자를 섬기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실제로 이번 기름 유출 시에는 나프타나 벤젠, 톨루엔 등 독성물질들이 증기의 형태로 대기 중에 증발되어 이를 복구하던 주민 및 자원봉사자 수백명이 두통과 속이 아픈 증상을 호소하기도 해 총회로서는 섣불리 자원봉사자를 모집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모든 상황을 감안해 총회 사회봉사부는 여수노회 임원들과 협력해 실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하루 빨리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한편, 본교단 총회는 이번 98회기 주제와 연관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문제와 함께 여수 기름유출 사고 등을 하반기 중점 캠페인 사업에 포함, 산하 교회와 교인들이 더욱 많은 관심을 갖고 기도하고 지원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날 현장을 탐방한 인사는 다음과 같다. 김광훈 목사(환경보전위원회 위원장), 서병근 목사(여수노회장), 임재환 목사(여수노회 서기), 고광철 장로(여수노회 회계) 김인호 목사(여수노회 사회봉사부장), 임춘섭 장로(여수노회 사회봉사부 회계), 이승열 목사(총회 사회봉사부 총무), 조상식 장로(총회 사회봉사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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