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입국 위해 타바국경 주차장에 정차할 때 "꽝"

[ 교단 ] 테러 단체나 방법 등 아직 몰라, 진천중앙교회 슬픔 속 대책 마련, 본교단 총회장 담화문 발표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4년 02월 17일(월) 10:53
   
▲ 이집트 쪽에서 바라본 타바국경 모습. 중앙에 보이는 힐튼호텔 근처에 타바국경 검문소가 있고, 사고가 난 장소는 호텔 왼쪽편으로 보이는 숲 뒤편에 있다. 사진/홍순화 목사 제공

이날 진천중앙교회 교인들은 새벽에 시내산을 등반한 뒤 모세가 신을 벗었다고 전해지는 시내산 끝자락의 그리스 정교회 소속 성 캐서린 수도원을 둘러본 뒤 누에바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이스라엘로 향하던 중 타바국경에서 테러를 당했다.
 
최근 이집트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시나이반도를 이동할 때는 이집트 경찰이 에스코트를 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정작 사고는 가장 안전할 것으로 여겨지던 국경에서 발생했다. 17일 현재까지는 테러를 일으켰다는 단체의 윤곽도 드러나지 않고 있으며, 테러 방법도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현지에서는 테러단체가 폭탄을 미리 매설해 두었거나, 혹은 버스가 멈춘 뒤 테러범이 버스에 탑승해 소형폭탄을 터트렸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테러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한 언론은 이집트의 무장단체들이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관광산업을 망치기 위한 유혈전술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의 국제 전략 연구 센터 중동 담당자 존 앨터먼의 의견을 인용해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이집트 관광산업이 볼모가 돼 앞으로 수년간 이를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이집트로서는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언론은 이집트 정부와 싸움을 벌이고 있는 무장단체들은 이집트 외화수입의 20%가 관광산업에서 온다는 점에 착안해 휴양지가 밀집되어 있는 홍해부근에서 테러를 감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이번 사고로 가장 큰 충격에 빠진 진천중앙교회는 슬픔 속에서 기도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성지순례에는 담임목사인 김동환 목사 내외를 비롯해서 교회 중직자들과 교인들이 참석했다. 진천중앙교회 박승구 선임장로는 "올 6월 6일이 교회 창립 60주년이라 몇 해 전부터 이번 성지순례를 준비해 왔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교회에 대책본부를 꾸릴 예정이고 교회에 속속 교인들이 모여 기도회를 하고 있지만 현지와 완전히 연락이 끊어져 새로운 소식을 접하지 못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사고를 당한 김홍렬 권사에 대해서는 "가족들과 함께 우리 교회에 출석하는 권사님이셨고 신앙생활에 참 모범이 되시던 분이셨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진천중앙교회는 향후 대책본부를 꾸리고 현지에서 15명의 교인이 귀국하는대로 후속조치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며, 교회가 속한 충청노회(노회장:최재국 목사)도 상황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분위기다. 본교단 총회도 17일 오전 총회장이 소집하는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대책 마련과 함께 총회장 담화문을 발표했다.
 
한편 성지순례 전문가들은 "지금 시기가 1년 중 현지 날씨가 가장 좋다보니 성지순례로서는 최고 성수기로 성지순례를 위해 떠나는 비행기들이 모두 만석으로 출발하는 때"라면서, "오늘(17일)만 해도 10여 개의 팀이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17일 저녁 성지로 떠날 예정인 홍순화 목사는 "아마 많은 팀들이 이집트 일정을 취소하고 이스라엘과 요르단만 방문하기로 하거나 아예 출국을 취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안전한 성지순례를 강조한 홍순화 목사는 "이집트처럼 정국이 불안한 곳이 성지라고 해서 꼭 가기로 일정을 잡기 보다는 안전한 지역들을 중심으로 알찬 성지순례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지순례가 상당기간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성지순례의 단골 코스인 이집트의 경우 우리 정부가 2013년 11월 여행경보단계를 상향 조정한 국가여서 향후 성지순례를 준비하는 교회나 여행사들이 이집트 방문을 지양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이집트의 카이로는 여행유의 지역이지만 이번에 사고가 난 시나이 반도는 여행제한 지역이다. 여행경보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외교부는 여행유의를 시작으로 자제, 제한, 금지조치를 내리고 있으며, 여행제한 지역의 경우 긴급용무가 아닌 한 귀국을 유도하고 있으며 가급적 여행을 취소하거나 여행경보가 완화될 때까지 여행 일정을 연기할 것을 권고하고는 있지만 강제사항을 아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아무리 정부가 강제로 제한을 하지 않더라도 여행제한 국가나 지역은 안가는 게 맞는 것이다"면서, "안전한 여행을 막는 최대의 적이 바로 안전 불감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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