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시선에서

[ 기자수첩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4년 02월 14일(금) 11:45

얼마전 독자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남성 목회자였던 그분은 '여성총대할당제'에 대한 기사를 보고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여성이든 남성이든 덕이 있는 사람이 총대로 가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였다. 또,남녀 구분 없이 덕망 있는 사람을 서로 총대로 추천할 수 있는 성숙한 문화가 아쉽다는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이따금씩 독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게 될 때면 경청(傾聽)을 기자의 덕(德)으로 여기고 잘 들으려고 한다. 하지만 기자도 사람인지라 주의력이 흩어질 때도 있다. 대체로 공감(共感)이 잘 되지 않을 때 그렇다. 다시 '여성총대할당제' 이야기로 돌아가면,먼저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시각이 다르고 기득권의 유무에 따라서도 생각은 달라진다.

한정된 자리에 앉기 위해 과열된 경쟁을 하는 것 보다 덕망 있는 사람을 총회장으로,총대로 추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공감하지만 매년 총대 1500명 중 여성이 1%도 채 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여성들에게 남성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조금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1%와 99% 중에서 어느 쪽이 약자인지는 너무도 분명한 사실이므로.

물론 '여성총대할당제'를 주장하는 여성들도 왜 충분한 공감을 받고 있지 못한지,외적인 요인 외에 내적인 요인은 없는지,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 과연 교회와 노회에서 덕망 있는 모습으로 주변을 돌아보고 섬기었는지? 아니었다면 제도가 뒷받침된다 해도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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