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만난 예수님

[ NGO칼럼 ] NGO칼럼

방은근 목사
2014년 02월 14일(금) 09:51

필자는 항상! 가방에 두 권의 책을 넣고 다닌다. 성경과 디트리히 본회퍼에 관한 책이다.

성경의 3면에는 87세 노모의 유언이 세 줄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을 잘 섬기라! 타인에 대해서 항상! 좋은 말만 하라! 가난한 자와 소외 당한 자의 눈물을 닦아 주는 손수건이 되라." 두 번째 책에는 본회퍼의 일생이 기록되어 있다. 1906년 출생부터 1945년 4월 9일 새벽 하늘나라 가기 전 형장 아래에서 마지막 기도하는 모습이 동영상 같이 기록된 팔백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살아 움직이는 책이다.

두 권의 서적은 힘들고 지칠 때에 읽으면 힘이 솟고 천국이 기다려지는 필자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신기한 요술책이다. 작년 자립대상교회에 지원하는 서울 모 노회의 노회원들이 세무사찰을 하듯이 시골 가난한 교회의 재정장부를 열람하고 목회자와 사모들을 불러 모아서 "사모들은 집에서 무얼 합니까? 식당이라도 나가서 돈 벌어서 교회 자립을 위해 노력해야지"라고 했다는 코미디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 들으면서 본인의 귀를 의심했다. 충격이다. 필자는 19년전 정선 골짜기에 자진해서 들어 왔다. 광부들과 일생을 같이 하겠다고 눈물로 주님과 약속의 기도를 했기에 가난을 원망하지 않기로 했다. 가정목회는 포기한지 오래다. 가난했기에 연탄을 갈 때면 연탄구멍을 맞추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한번 연탄을 갈면 하루 종일 가야 절약이 되기 때문이다. 교인들이 교육관, 식당같이 사용하는 작은 사택에 들어오면 교인들은 모두 "목사님 너무 추워요 불구멍 활짝 열어 놓으세요"라고 요청하면, 절약하기 때문이라면 가난한 교인에게 상처가 될까봐 "따뜻하면 화초가 모두 죽습니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지금까지 견디어 냈다. 한 때는 연탄 절약을 하다가 연탄 보일러가 얼어서 영하 18를 오르내리는 겨울을 신발 신고 두꺼운 옷을 입은 채 냉동실같은 곳에서 보낸 적도 있었고, 끼니를 이을 쌀이 없어서 가까운 교회에 도움을 청하러 갔다가 "당신은 목회를 잘못해서"라는 아픈 상처만 안고 돌아온 적도 있었다. 미자립교회를 20년 가까이 섬기면서 따뜻한 사랑을 보내 주시는 교회와 목사님 당회원들을 위해서 항상 기도해 왔다. 그리고 폐광촌교회 학생들 신앙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필자는 당당하게 말 할 수 있다. "도시교회의 부흥은 시골교회의 교육에 달려 있으며 도시와 농촌의 교회는 협력의 공동체가 되어야 되며 시골 미자립교회와 목회자를 무시하는 것은 교만이다"라고. 가장 더러운 물이라는 국회에도 6대4의 최소 비율로 여야 위원을 구성해서 정책을 세우고 시행한다. 총회의 비율은 어떠한가. 정책을 변경할 때도 점진적인 방법을 택해야 한다. 목회자 가정 자녀들의 생명이 걸려 있는 무섭고 두려운 정책이다. 자립대상교회 이동시 목회자는 6개월 정도는 빚을 내거나 사채를 써야 가정을 이끌어 갈 수가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목회하는 농어촌 자립대상교회 목회자들은 적게 받아야 하고 또 일정기간 동안 지원을 받을 수가 없어 굶어야 하는 이상한 정책을 예수님께서는 뭐라고 하실까?

오늘 8명 출석하는 가난한 교회를 방문했다. 초코파이를 손에 들고. 목사님께서 말씀하셨다. "가난한 우리교회는 기독공보를 못 봅니다. 그 분은 현존하는 본훼퍼와 같은 분이다.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다. 전국 남선교회 모임에 카지노 자살과 폐해에 대해 당당하게 알리다가 끌려 나오신 분이시다. 필자는 밖에서 전단지를 나누다가 지인들의 강압에 숨어 버린 바보같은 목사이다. 5000명의 남선교회원중 10%가 다시 카지노를 찾아 도박해서 1%만 자살과 가정파괴가 된다고 가정해 보라.

2011년 정선경찰서가 통계낸 자살변사자는 84명. 현재는 자살자가 너무 많아서 공개불가상태다. 불의에 대한 침묵은 죄다. 필자는 침묵을 깨고 행동으로 실천한 사람을 닮고 싶다. "이로써 끝입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삶의 시작입니다" 형장에 끌려 가기 전 본훼퍼의 마지막 말처럼.

방은근 목사 / 도박중독 상담 사역자ㆍ태백중앙병원 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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