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창-행복한 사람

[ 데스크창 ] 데스크창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4년 02월 13일(목) 15:28

인구가 고작 20만명이 조금 넘는 섬나라가 있습니다. 그 섬은 지진이 자주 일어납니다. 지난 해에도 리히터 규모 7.1 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전기가 없어 나무연료로 지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국민소득은 3000달러에도 못 미치는 작은 나라입니다. 그러나 그 나라는 2006년 영국 신경제재단(NEF)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국민 행복지수가 가장 높았습니다. 그 나라는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와 뉴질랜드 사이에 위치한 '바누아트'란 나라입니다. 바누아트가 1위일 때 우리나라의 행복지수 순위는 102위였습니다.

바누아트는 사시사철 평균 23도의 따뜻한 날씨 덕분에 따로 심고 가꾸지 않아도 먹을 것이 여기저기 널려 있습니다. 일자리를 가진 사람은 10% 미만입니다, 아예 실업이란 말은 개념조차 없습니다. 그들은 천혜의 자연작물과 서로 서로 나누는 넉넉한 인심으로 먹을 것과 입을 것에 대해 염려하지 않습니다. 내일을 위해 재물을 쌓아 두지 않습니다. 신광야에서 이스라엘 민족이 그날 그날 필요한 분량만큼만 만나를 거둬 들인 것처럼 말이죠. 바누아트를 보면 물질적 풍요가 행복을 보장하지 않으며 국가 경제력이 국민들의 행복지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함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주에 실로암안과병원 원장 김선태 목사님의 행복ㆍ희망 에세이 '인생은 아침 태양처럼' 출판감사예배에 다녀왔습니다. 김목사님은 6ㆍ25 한국전쟁으로 시력을 잃은 중도 시각장애인입니다. 전쟁으로 양친을 잃은 고아에 시각장애인이란 이중고를 겪으며 거지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을 향한 믿음 하나로 역경 속에서도 학업에 매진했습니다. 그 결과 맹학교가 아닌 일반인들과 같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진학했으며 신학수업을 받고 목회자가 되어 실로암안과병원을 설립, 27년 동안 개안수술을 통해 2만6000여 명이 시력을 되찾았고 75만명이 무료안과진료로 실명을 예방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눈은 잃었지만 그로 인해 이 땅의 수많은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고 희망이 되고 빛이 되었습니다. 그는 대통령 표창을 비롯해 국민훈장 동백장ㆍ모란장, 막사사이상, 호암봉사상 등 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 봉사와 섬김을 인정받았습니다. 아마도 "노벨상에 봉사부문이 있다면 노벨상도 수상하지 않았겠느냐"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언젠가 김목사님의 수상을 축하하는 모임에서 고 한완석목사님은 "하나님께서 영국에는 밀튼을 주시고, 미국에 헬렌켈러를 주셨다면 대한민국엔 김선태를 주셨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그가 펴낸 저서의 제목을 보면 '하늘의 빛을 찾은 소년 김선태' '서른 세번 도전 끝에 이룬 신화' '땅을 잃고 하늘을 찾은 사람' '푸른 정원의 아침' 등 모두가 긍정의 에너지를 다량 함유하고 있습니다.

이번 책 '인생은 아침 태양처럼' 말미에 그는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이 땅을 떠날 때 나의 비문에 '자신의 절망을 믿음으로 이기고 타인들에게 희망을 주며 살아온 사람'이라고 자그맣게 기록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박한 바람을 적어 놓았습니다. 그는 다른 이들을 행복하게 해줌으로써 자신이 행복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지혜자입니다. 사랑 중에 주는 사랑이 최고 임을 아는 것이죠. 그야말로 그는 사랑을 나누는 그리스도인, 행복지수 1위 그리스도인 임에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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