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스쿨 신입생, 올해는 '종교학' 배운다

[ 다음세대 ] 대책위,'회피 및 전학제도' 등 근본적인 해결책 연구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4년 02월 13일(목) 11:31
   
▲ 한국기독교학교연맹,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에서 각기 펴낸 '생활과 종교' 교과서. 지난해까지 사용된 것으로 현재 각각 '종교와 생활','종교와 삶' 과목의 교과서를 제작 중이다.

오는 3월 종교계 사립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은 '종교학'을 배우게 된다. 기존의 종교과목명인 '생활과 종교'에서 바뀌게 된 것으로 교육부에 따르면 종교학은 "교양 교과의 일반 선택과목으로서 종교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통해 일반적인 교양을 증진시키기 위한 과목"이다. 지난해 한국기독교학교정상화추진위원회,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는 '종교학으로의 종교교과 개정,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공개 세미나를 열고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 바 있다.

우리나라의 종교교육과정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계속 변해왔다. 과거 기독교학교들은 정부의 별다른 규제없이 신앙교육을 실시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종교'에서 '생활과 종교'로,다시 '종교학'으로 변화하면서 기독교학교에서의 종교수업은 신앙교육 보다 종교 일반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물론 다종교,다문화 사회에서 타종교 이해는 반드시 필요한 일로 여기에서 '종교학'을 가르치는 의의를 찾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교육 관계자들은 걱정어린 시선을 놓지 않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을 지킬 수 없다는 우려에서다. 오산고 김용관 교목은 "기독교학교의 종교수업이나 교과서에 정부가 너무 많은 간섭을 하고 있다. 공립학교는 몰라도 사립학교는 사학법으로 보장받아야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런가하면 한국기독교학교연맹(이사장:백영철), 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회장:이충옥)는 각각 '종교와 생활', '종교와 삶'으로 최근 서울시교육청에 과목개설승인을 받고 신학기에 맞춰 새 교과서의 막바지 출판작업 중에 있다.

초중등교육과정 고시 중 "학교의 필요에 따라 교육과정에 고시된 교과목 외에 새로운 과목을 개설할 수 있는" 규정에 근거한 것으로 기독교학교연맹 안두선 사무총장은 "올해 신입생부터는 '종교학'을 배우게 되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인문학적인 것이다. 교육학, 심리학, 철학과도 동격"이라고 별도의 과목승인을 받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교목전국연합회장 김경원 목사(정의여고)는 "종교학이나 생활과 종교, 어떤 교과서를 쓰든지 교목이 수업을 진행하기 나름이다. 제도가 변해도 결국 교목이 수업을 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회원 교목들의 분발을 당부했다.

서울 S중학교는 얼마전 채플을 거부하는 학생의 민원으로 인해 교육청으로부터 시정권고를 받았다. 제2, 제3의 강의석 사태가 언제든지 재현될 소지가 있는 것. 이는 기독교학교가 공교육 체계 속에 존재하고 있는한 피할 수 없는 갈등으로 보다 근원적인 대안이 요청되고 있다.

한국기독교학교정상화추진위원회 상임이사 박상진 교수(장신대)는 "미션스쿨의 가장 큰 문제는 종교교육과 종교의 자유가 충돌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에 교장 재량과목으로 승인을 받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 대책위에서 종교교육 자유를 위한 회피 및 전학제도를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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