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로 인생의 반전 이뤄낸 '요셉'

[ 성서마당 ] 성서마당

김회권 교수
2014년 02월 13일(목) 09:54

 혼돈 속에 완성되는 하나님의 섭리

편애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과도한 아버지의 사랑을 받던 요셉은 17세의 나이에 비극의 한복판으로 굴러떨어진다. 제왕이 되는 꿈들을 수시로 꾸며 형들을 다스리게 될 미래를 떠벌이고 다니는 철없는 요셉은 환난의 풀무질에 휩쓸려 들어간다. 형들의 시기와 질투로 되바라진 '바른 생활 소년' 요셉은 천길 낭떠러지로 추락한다. 이복 형들의 미움을 사서 급기야 노예상인들에게 팔려 이집트의 노예시장으로 끌려간다. 자신에게 한없이 호의적이던 하늘은 잔혹한 음부처럼 적대적이 되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고난으로 내던져졌다. 이집트의 수도경비사령관 보디발의 가정을 섬기는 사무장으로 발탁돼 다시 재기하는가 싶더니 보디발 아내의 예기치 않은 중상모략으로 한층 더 깊은 지하감옥으로 던져졌다. 여기까지가 요셉이 경험한 극한의 혼돈이요 부조리였다.

이 부조리한 혼돈 한 복판에서 하나님의 섭리는 작동하기 시작한다. 요셉은 감옥에서도 모범수로 옥리들의 신뢰를 받으며 하나님의 함께하심을 맛본 것이다. 그러던 중 왕을 섬기다 모반혐의를 받고 투옥된 술맡은 관원장과 사귀게 되고 그의 복직을 예고하는 꿈을 해석해 주어 파라오에게까지 알려진다. 때마침 파라오는 일곱 살진 황소와 일곱 파리한 황소 꿈을 겹쳐 꾸고 나서 망연자실하게 됐다. 복직한 술관원장이 요셉을 천거하여 파라오의 꿈 해석을 의뢰했고 요셉은 마침내 파라오의 꿈을 정확하게 해석하고 처방을 알려주었다. 일곱해의 풍년 동안에 거두어진 곡식을 잘 보관해 일곱해의 흉년을 대비하라는 방책을 준 것이다. 요셉은 파라오의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통치를 결정적으로 도와준 것이다. 그 결과 요셉은 13년만에 애굽의 총리가되고 팔레스틴 일대의 기근 당한 사람들까지 먹여살리는 양곡공급정책의 주관자가 됐다. 13년 전 자신을 노예로 팔았던 형들을 총리의 신분으로 재상봉한 요셉은 형들의 죄과를 상기시키고 회개에 이르도록 도왔을 뿐만 아니라 아버지 야곱을 이집트에 초청하는 쾌거를 이룬다.

요셉은 비극과 환난의 타격에 무너지지 않고 사람을 원망하지 않았다. 비참한 추락과 전락의 과정마다 마다에도 하나님의 함께 하심을 믿고 인내와 겸허를 배웠다. 하나님이 높여줄 때까지 자신을 낮추고 굴욕으로 내모는 환경에 바보처럼 순응했다.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인생의 행로를 저주하기보다는 냉정할 정도의 침착함으로 견디어내어 마침내 하나님의 섭리가 일으키는 대반전을 맛보았다. 성도의 세상살이는 요셉의 인생처럼 굽이치는 혼돈의 파도에 떠밀려 표류하는 여정이다. 검은 파도같은 물결이 삼킬듯이 우리를 엄몰할 때에 우리는 하나님을 원망하고 자신의 인생을 저주하고 싶어질 때에라도 하나님의 섭리가 일으킬 대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나님의 섭리는 인간의 혼돈스러운 경험들을 통해, 그것을 넘어 역사하신다. 아무리 가혹한 직장이라도 하나님의 섭리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으며 노예처럼 버림받고 따돌림당하고 배신당하는 그 순간에도 하나님의 반전 일으키는 섭리는 작동한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