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윤리문제가 신뢰도 하락 원인 1순위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02월 10일(월) 15:47

"믿는 사람들 더 못 믿겠다"
기윤실, 한국교회의 사회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

   

"기독교인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교회의 대사회적 신뢰가 낮은 가장 큰 이유가 실생활에서 만나는 기독교인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가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홍정길)이 3년 만에 진행해 지난 5일 발표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서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기독교인, 비기독교인 모두 '언행일치가 되지 않아서'라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한 최우선적인 활동으로 응답자의 45.5%가 '윤리와 도덕실천운동'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대답은 지난 2010년 조사에서 압도적으로 1순위로 꼽혔던 '봉사 및 구제활동(48.2%, 2010년)'이 이번에도 1위로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빗나간 것으로, 앞으로 한국교회가 대사회적 신뢰도 제고를 위해서는 중심 추진 과제가 '봉사'에서 '윤리'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특히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독교인들의 47%가 '봉사 및 구제활동'이라고 답했지만, 타종교인이나 무종교자들의 응답은 일관성 있게 '윤리와 도덕실천운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답해 교회 내부인과 외부인의 기독교인의 실제 모습에 대한 인식 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한국교회 신뢰도 전반에 대한 측정과 함께 교인, 목사, 교회활동에 대한 신뢰도를 나눠서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그 결과가 '교회활동>목사>교인'의 순서로 나타나 한국사회가 교회의 활동이나 사업 보다는 '사람'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뒷받침하는 설문으로, '기독교인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는 진술에 동의(매우 또는 약간 그렇다고 응답)한 응답자의 비중은 14.1%에 불과한 반면, '동의하지 않는다(전혀 또는 별로 그렇지 않다고 응답)'는 응답자의 비중은 3.5배 정도인 49.2%를 차지해 일반 교인들의 윤리ㆍ도덕 회복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번 기윤실 조사에서 한국 교회신뢰도는 5점 척도를 기준으로 '신뢰도 하지 않고 불신도 하지 않는 수준'인 3점보다 낮은 2.62점으로 나타나 지난 3년 전 조사(2.58점, 2010년)보다는 약간 올랐으나 유의미한 수치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결과는 한국교회의 낮은 신뢰도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상태라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또한, 종교기관의 신뢰도 순위는 가톨릭(29.2%), 불교(28.0%), 기독교(21.3%) 순으로, 여전히 기독교에 대한 신뢰가 타종교에 비해 많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언행일치가 되지 않아서(93건)', '교회 내부적 비리/부정부패가 많아서 (81건)', '타종교에 대한 비판적 입장(44건)', '강압적 선교방식(43건)' 등이 나와 이에 대한 대책 수립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한 가지 희망적인 점고 확인됐다. 한국 교회의 봉사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점이다. 사회봉사활동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기독교(41.3%)>가톨릭(32.1%)>불교(6.8%)'의 순으로 답했으며, '한국교회가 사회통합과 사회발전에 기여했다'는 응답도 58.6%로 '기여하지 않음(38.2%)'으로 응답한 이들 보다 훨씬 많았다.

2010년에 이어 3년 만에 진행된 이번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는 지난 2013년 12월 10일부터 11일까지 2일 동안 만 19세 이상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리서치(대표:지용근)에 의뢰하여 유무선 전화면접조사를 통해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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