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자리

[ 여전도회 ] 이웃과 함께

백성희 목사
2014년 02월 07일(금) 17:41

현대사회의 특징 중 하나가 바쁘다는 것이다. 여전도회에서 모임을 하거나 야유회를 가려고 할 때 시작 단계에서부터 일이 진척이 되지 않아 힘들어 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다름 아니라 날짜를 못 잡아서 애를 먹는다. 이 날로 정하려면 이 사람은 되는데 저 사람이 안 된다 하고 다른 날로 잡으려고 하면 또 다른 일과 겹치고,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그런데 주부들만 바쁜 것이 아니다. 유치원생들도 바쁘고 피곤하다고 말을 한다.

현대인들은 모두가 이처럼 정신없이 바쁘게 살고 있는데 우리는 내가 무엇 때문에 바쁜가를 한번씩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바쁘게 사는 것과 바르게 사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의 한평생이 더 나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결국 허무하게 끝나는 것같다. 저마다 더 높은 자리, 더 존경받는 자리, 대접받는 자리, 돈이 많이 생기는 자리, 남들이 알아주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바쁘게 살아간다. 다행히 좋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을 보고 "저 사람 성공했다"며 부러워한다. 그렇지 못한 사람을 실패자라고 서슴없이 말을 한다.

헨리 나우웬은 미국의 명문대학의 교수이며 신학자로 전세계 이름을 떨친 사람이다. 그가 어느날 갑자기 몸을 담고 있던 대학에 사표를 내고 자리를 옮겼는데, 그가 간 곳은 정신지체 장애인시설의 직원으로 간 것이다. 장애인들의 대소변을 처리해주고, 식사며, 세수하고 옷 입는 일상생활을 지원하고 돌보는 그런 일을 했다.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교수가 왜 그런 자리로 갔느냐, 이해할 수 없다고 말들을 했다. "당신같이 위대한 학자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야지, 그래서 훌륭한 목사와 학자를 길러내야지 왜 정신지체 장애인시설에 들어갔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나우웬 박사는 대답 대신 한 권의 책을 썼는데 그 제목이 '예수 이름으로(in the name of Jesus)'이다. 그 책에서 그는 "예수를 아는 길은 낮은 자리로 내려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종의 자리. 섬김의 자리로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고백을 했다. "나는 그 동안 올라가는 길만 추구해 왔습니다.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해 천재라고 떠받들어주었고, 하버드대학의 교수가 되었으며 20여 권이 넘는 저서는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이름을 대면 다 알 정도로 유명해졌습니다. 나는 그 동안 성공이라는 작고 외로운 꼭대기를 향하여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오르막길에서는 예수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인간들의 고통에 동참하는 내리막길, 낮은 자리에서만 복음서의 진정한 예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 만나기를 원하는가? 나의 삶 속에서 진정, 예수님을 체험하기를 원하는가? 하나님의 은혜를 풍성히 받아 누리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낮은 자리로 내려 가야 한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자리에 흘러 고이듯 낮은 자리에서 예수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낮은 자리에서 더 큰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그럼, 교회 여성이 서야 할 가장 아름다운 자리는 어디일까. 역시 다름아닌 섬김과 봉사의 자리이다. 

백성희 목사 / 경북작은자의집 원장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