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바르트<1> 사회 문제에 눈뜨다

[ 목회·신학 ] 현대신학산책

박만 교수
2014년 02월 04일(화) 16:46

지난 번 연재에서 현대신학과 연관되어 "현대신학은 어렵다", "현대신학은 위험하다"는 두 가지 오해가 있음을 생각해 보았다. 이외에도 현대신학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그것이 신앙생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현대 신학자들, 특히 서구 신학자들은 오늘 우리 한국의 교회 상황과 상당히 다른 상황에서 신학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그들의 관심사와 문제의식이 우리들의 관심사와 반드시 일치할 수는 없으며 이 점에서 현대 신학자들의 주장들이 바로 교회와 목회 현실에 적용되지 않는 면이 많이 있다.

하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현대신학이 제기하는 문제들은 오늘 이 시대에 우리가 인간이자 그리스도인들로서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포괄적이며 심층적으로 다룬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렇게 제기되는 문제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답을 찾으려 하면 우리의 신앙과 사역은 더 풍요하고 올바르게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현대 신학자들이 제기하는 질문들과 답변을 깊이 검토하게 될 때 우리의 설교와 성경공부가 상당히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신학교 다닐 때 친구 한 명이 한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정말로 신앙적 고민이 있는 사람은 기도원을 가기보다 신학 공부를 하게 된다." 여러 해 동안 신학을 공부했고 이제는 가르치는 자리에 있으면서 그가 참 통찰력 있는 친구였다는 생각을 이따금 하게 된다.

현대 신학은 무척 방대하다. 언급해야 할 학자도 많고 다루어야 할 내용도 엄청나게 많다. 제한된 지면으로 인해 그 모든 것을 다룰 수 없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현 신학의 중요한 몇 명의 인물 및 몇 가지 신학 운동을 간단하게 소개하려고 한다. 먼저 20세기 전반기의 칼 바르트와 폴 틸리히, 그리고 그들 보다 한 세대 뒤의 신학자로 1950년대 이후의 세계 신학계에 큰 영향을 미친 디트리히 본회퍼를 살펴보려고 한다. 그런 다음 20세기 중반 이후의 대표적인 신학 운동으로서 해방신학, 과정신학, 여성신학, 그리고 생태계신학을 간단하게 살펴볼 것이다. 그 각자의 내용을 살펴보는 가운데 그것들이 오늘의 교회와 목회 현장에 던지는 메시지에 주목하려고 한다. 먼저 20세기 전반기 신학의 거인 칼 바르트부터 살펴보자. 그는 어떤 사람이었으며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20세기 개신교 신학자들 중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의 한 명인 칼 바르트(Karl Barth, 1886~1968)는 1886년 5월 10일 비교적 보수적 입장을 가지고 있던 신학자 요한 프리드리히 프리츠 바르트와 그의 아내 안나 사이의 첫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18세가 되던 1904년부터 신학 공부를 시작했고 학창 시절 동안 당대의 신학계를 주도하고 있던 자유주의 신학의 대가들인 아돌프 본 하르낙, 빌헬름 헤르만에게서 배웠으며 특히 헤르만은 아주 오랫동안 그의 사상에 영향을 미쳤다. 공부를 마친 다음 1909년~1911년 사이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부목사로 활동했고 1911년에서 1921년 사이의 약 10년 동안 스위스의 아르가우 지방의 자펜빌이라는 작은 마을의 목사로 일했다. 이곳에서 그는 자본가들의 착취로 인한 노동자 계층의 비참을 목도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문제에 몰두하게 되었다. 이 때 그는 복음을 정치적으로 해석하여 복음서가 말하는 하나님의 나라를 사회적 정의와 평등이 실현되는 현실적인 나라로 이해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의 정신으로 그 지역의 불평등한 현실을 바꾸려고 하였다. 

박만 교수 / 부산장신대ㆍ조직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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