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과 절제

[ 논단 ] 주간논단

박종덕 사령관
2014년 02월 04일(화) 15:13

"절제의 능력, 그것의 핵심은 다 누리지 않는 것에 있다. 그래서 덜 소유하고, 덜 먹고, 덜 소모하며, 덜 즐기며, 덜 집착하면 할수록 몸과 마음은 물론 삶 자체가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물질의 풍요로움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가난보다야 풍요한 것이 좋겠지만, 풍요로움 뒤엔 깊은 어두움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풍요로운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이따금 가난한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겪지 않는 풍요로 인한 심각한 후유증을 만나게 된다. 오늘날 사회에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자살, 중독, 비만, 암 등의 문제들은 모두 풍요로움과 관계가 깊은데, 특히 우리나라에서 더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는 한국인들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고, 그로 인해 더 심각한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요즘 사람들은 물질이 주는 풍요를 탐닉할 줄만 알지, 적절하게 누려 더 행복해 지는 법을 잘 모른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자기조절 능력이 부족해 스스로 화를 부르는 경우가 있다.

사람은 다른 동물에 비해 훨씬 높은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어 더 절제력이 강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일례로 보통 육식 동물은 배가 부르면 더 이상 사냥을 하지 않는데, 사람은 제 몸에 이상이 생겨도 필요 이상으로 음식을 탐하곤 한다. 이처럼 인간의 통제되지 않는 식욕, 성욕, 쾌락의 탐닉은 풍요의 시대와 더불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현대인에게 물질의 풍요만큼이나 절실한 것이 절제력이라고 생각한다. 절제하지 못할 때 모든 것을 잃게 됨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 절제력을 지녔다는 것, 자기 마음을 다스릴 줄 안다는 것은 그 어떤 힘이나 명예보다도 더 소중한 것이다.(잠 16:32)

사람이 스스로의 욕심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성경은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낳는다"(약 1:15)고 경고하지만, 욕심을 극복하기란 그리 녹록치 않다. 그래도 욕심을 극복해야만 우리 삶은 새로워질 수 있다. 우리 신앙도 정도를 갈 수 있다. 그래서 성경은 욕심으로 채워진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심령으로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고 요청한다(엡 4:22~24). 욕심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세속적인 욕망과 과도한 집착으로 인해 결국은 스스로 함정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육이 지배하는 악덕을 열거하는 한편(갈 6:19~21),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를 언급하면서 그 중 하나로 '절제(節制)'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갈 6:22~23).

현대인은 온갖 정보의 홍수 속에 산다. 그리고 온갖 매체를 통해 집요하게 파고드는 수많은 자극과 충동에 휩쓸려 지내고 있다. 또한 세상의 자극과 충동은 끊임없이 현대인의 식욕, 성욕, 쾌락욕, 이기심을 충동질한다. 이로 인해 현대인은 과도하게 먹고, 상업적 성에 노출되며, 온갖 쾌락을 탐닉하게 되고, 자기중심적 삶에 몰입하게 된다. 여기엔 그리스도인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자기 몸 다스림을 배우지 못한채 툭하면 세상에서 사고를 친다. 부덕한 일로 극단적이고 불신앙적인 행동을 취하므로 세상을 놀라게 하고 교회를 곤혹스럽게 만든다. 이 모든 것은 현대인의 자기조절 능력 부족에서 온다. 그래서 그 어느 시대보다도 이 풍요의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능력 중 하나는 절제의 능력이다.

절제의 능력, 그것의 핵심은 다 누리지 않는 것에 있다. 그래서 덜 소유하고, 덜 먹고, 덜 소모하며, 덜 즐기며, 덜 집착하면 할수록 몸과 마음은 물론 삶 자체가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그로 인해 얻게 되는 유익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또한 절제의 능력, 그것은 우리 인생에 안전장치와도 같다. 이 안전장치가 없다면 우리 모두는 얼마든지 하루아침에 부끄러운 존재로 전락할 수 있다. 그래서 이 풍요의 시대에 살아남고자 하는 이들, 성공을 꿈꾸는 이들, 경건한 신앙으로 살고자 하는 이들은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 

박종덕 / 교회협 회장ㆍ구세군 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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