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빙겐대학에서 만난 한 노학자의 소망

[ 미래세대를 살리는 신앙교육 ] 미래세대를살리는신앙교육

김도일 교수
2014년 02월 04일(화) 14:55

천진난만한 미소, 유머넘치는 재치있는 말솜씨, 진지한 경청의 자세, 시세를 읽는 날카로운 통찰력…. 이 모든 수식어가 어울리는 한 남자, 아니 한 할아버지를 만났다. 튀빙겐대학교의 신학교는 그의 손때가 묻은 책과 그가 걸어다니며 묻혀놓은 흙먼지지로 다져진 학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교수들과 심지어는 총장님까지도 그 앞에서는 고개를 숙인다. 존경과 사랑의 표현이 배어있다. 멀리 한국에서 날라온 나에게 두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는 그 노학자의 손은 따뜻했다. 입가에 번지는 미소와 그가 던지는 한 마디 말에 여행의 고단함이 다 날라간다. 그의 이름은 '위르겐 몰트만'이다.

600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튀빙겐대학교(1477)와 비록 상대적으로 짧은 113년의 역사를 가졌으나 한국의 최초 신학기관인 장로회신학대학교(1901)가 상호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2014년 1월 14일이었다. 튀빙겐의 번트 엥글러 총장과 장신대의 김명용 총장은 역사상 가장 의미있는 사건의 서명자들이 되었다. 필자는 김명용 총장의 전권을 위임받아 튀빙겐에 가서 이 귀한 일을 수행하였다. 이 모든 일이 성사된 것은 몰트만이라는 한 노학자의 간절한 소망과 기도가 뒷받침이 되었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튀빙겐대와 젊고 패기가 넘치는 장신대가 힘을 합쳐 미래세대를 살려서 교회와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그렇다. 전통과 변혁은 늘 함께 해야 한다. 과거의 전통으로부터 배워야 교회가 단단한 반석 위에 서게 되며, 미래를 향한 변혁을 동시에 추구해야 교회가 가진 전통을 살아있는 전통으로 만들 수 있다. 튀빙겐대 신학대학의 학장은 위르겐 캄만 교수의 일성은 튀빙겐신학대의 변혁을 위한 시도를 알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튀빙겐대에 오기 전 이십년 이상을 목회하였다고 했다. '교회없는 신학없고 신학없는 교회가 있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시켜 준 대화였다.

   
 

몰트만이라는 한 노학자의 열린 마음과 겸손 그리고 지구촌에서 하나님을 섬기고 예수님을 주로 고백하는 이들은 함께 손을 잡고 교회를 섬기며 같은 소망을 갖고 협력하여야 한다는 평화와 소망을 추구하는 마음이 출발점이 되어서 오늘의 협약이 성사된 것이라고 믿는다. 한 노학자의 소망이 열매를 맺은 것처럼, 이제 미래세대를 살리기 위한 소망을 함께 품어 한국과 세계의 교회가 다시 불일 듯 일어나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김도일 교수 / 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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