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여성지도력 훈련의 방향

[ 여전도회 ]

양금희 교수
2014년 01월 24일(금) 09:59

평신도 여성지도력 훈련의 방향 - 여전도회 계속교육원 교육을 중심으로

I. 들어가는 말

이 연구는 12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여전도회가 변화하는 이 시대 가운데, 교회와 사회 속에서 평신도 여성 지도력을 발휘함으로써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워나아가는 기관이 되기 위하여, 어떠한 평신도 여성교육을 해야 할지 그 방향을 모색하는 연구이다.

II. 평신도 여성지도력에 대한 이론적 기초

1. 성서적, 신학적 기초

구약성서는 이스라엘 민족 전체를 하나님의 영을 받아 하나님의 뜻을 구현하는 특별한 사명자로 소개한다. 요엘서는 하나님의 영이 특별한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모든 백성들에게 내려지게 된다는 것을 말씀하면서, 그 백성을 구체적으로 열거한다: "그 후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 그 때에 내가 또 내영을 남종과 여종에게 부어 줄 것이며"(욜 2:28-29)

이 말씀은 하나님의 영이 특정한 소명자에게만 임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임함을 선언한다. 자유인에게만이 아니라, 노예, 남자와 여자, 어린이와 젊은이와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을 망라하여 하나님께서는 영을 부어주신다고 하였다. 영을 받는 자라는 것은 그가 비전을 갖고 하나님의 새역사를 전개시킬 사명자가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 말씀은 특정의 사람만이 지도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이 여호와의 영을 받아 그의 비전을 보고 그를 역사 가운데 실현하는 지도자가 됨을 말씀하는 것이다.

신약성서에서도 평신도 지도력에 대한 기초를 발견할 수 있다. 사도행전에서는 초대교회의 제자들에 의해 제자들이 확장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 뿐 만 아니라,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사도와 나란히 말씀 봉사와 사회 봉사를 모두 담당하였던 '디아코니아(diakonia)' 제도를 사용하였던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교회의 사역에서 디아코니아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목회적 사역을 평신도 지도자가 담당하였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개신교의 아버지인 종교개혁자 루터는 만인제사장설을 제시하여 모든 사람이 제사장이라고 하는 사실을 천명하였고, 이것으로 개신교 평신도 지도력의 기초를 놓았다. 그는 로마 교회 안에 수많은 계층(Stand)이 나뉘고 있는 것, 즉 교황, 주교들, 사제들 그리고 수도사들을 성직자 계층으로, 제후들, 영주들, 수공업자들, 농부들을 세속적인 계층으로 나누는 것을 강력하게 반박하였다..

루터가 만인제사장설을 말했다면, 경건주의자 슈페너는 "영적제사장"이라는 개념으로 평신도의 지도력을 칭하였다. 그는 모든 신자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그리스도로부터 기름부음을 받아 영적 제사장이 되었다고 하였다.

슈페너는 모든 신자들이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은 자들이고, 영적 제사장으로서 하나님께 합당한 제사를 드리되 무엇보다 자신을 하나님께 드려야 하며, 타인과 이웃을 하나님께 인도하는 영적 제사장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 같은 점들은 모두 기독교회의 평신도 지도력이 교회의 근간이요, 사역의 기초가 된다는 것을 성서적으로나 교회사적으로 지지해 주는 단적인 예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평신도 지도력은 무엇보다 '하나님 나라 신학'의 관점에서 볼 때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평신도 지도력은 무엇보다 교회가 가지고 있는 사명, 즉 세상 속에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는 사명의 관점에서 볼 때,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평신도야말로 세상 속에서 살면서 섬김의 사역을 감당하고, 그곳에서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는 사명을 더 직접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2. 기독교교육적, 교육목회적 기초

1) 목회적 소명을 받은 평신도

기독교교육학자 마리아 해리스(Maria Harris)는 모든 평신도들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목회적 소명을 받았다고 하였다. 그녀는 모든 교인을 목회에로의 소명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정의하면서, 무엇보다 먼저 '평신도'라고 하는 명칭의 부적합성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그녀는 '평신도(laity)'라고 하는 단어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단어이기 보다는 무엇이 아닌지를 의미하는 단어라고 하였는바, 그것은 '성직자가 아닌', '전문적이지 않은', '직업적이지 않은'이라고 하는 의미가 담긴 단어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자체로서는 평신도의 특성을 말해주기 보다는 무엇이 아닌 지만을 설명하는 단어라고 하면서, 오히려 평신도의 특성을 잘 나타내주는 단어로 '백성(people)', 즉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라고 하는 단어를 제안하였다. 모든 신자들은 그가 목회자든지 평신도이든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라고 하는 것이다. 어떤 이는 '사도요, 어떤 이는 예언자요, 어떤 이는 복음전도자, 어떤 이는 목사와 교사'로 세움을 받지만 이들은 모두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라고 하는 목회적 소명을 받은 자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즉 평신도들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자연적, 사회적, 영적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총체적 생태계를 목회(ministry)의 무대(setting)로 삼도록 파송 받은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2) 평신도 지도력 형성을 위한 커리큘럼의 원칙들

해리스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평신도에게는 그들이 받은 목회적 소명을 수행하기 위하여서 지도력 형성 교육이 요청되는데, 이를 위하여서는 특별한 커리큘럼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평신도 지도력 형성 교육은 평신도들이 실제로 목회적 소명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을 수 있는 교육 및 그에 적합한 커리큘럼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첫째, 평신도 지도력 형성 커리큘럼은 학교교육 커리큘럼과는 다른 형태의 커리큘럼이어야 하는 바, 그것은 '하나님 나라 백성'을 위한 커리큘럼이어야 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히 학교에서의 활동이 아닌 목회의 모든 측면을 포함하는 커리큘럼이어야 하고, 이를 통해 이들이 목회적 소명을 실천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

둘째, 평신도 지도력 형성 커리큘럼은 교재와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하는 형태가 아니라, 예배와 예전, 봉사, 선교, 친교 등 교회의 삶의 양식이자 존재 양식 그 자체를 모두 포괄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셋째, 평신도 지도력 형성을 위한 커리큘럼은 제사장적이고, 예언자적이며, 왕적이어야 한다. 평신도의 목회적 소명은 그리스도의 삼중직무, 즉 제사장, 예언자 그리고 왕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다.

III 여전도회의 교육사업을 통해 수행된 평신도 여성 지도력

1. 여전도회 교육사업의 간략한 역사

오늘날 여전도회는 '계속교육원'이라고 하는 특별한 교육 기관을 통해서 교단의 평신도 여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계속교육원'은 1983년에 시작되었다. 그러나 여전도회의 교육사업을 '계속교육원'에만 국한하여 보는 것은 교육을 좁게 보는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여전도회는 그 존재 자체가 이미 여성 평신도 지도력 개발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여전도회의 모든 활동 자체가 교육적 의미를 갖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여전도회 교육사업은 그 기원이 태동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 태동기(1889-1927)

이연옥에 의하면 여전도회는 1898년 2월 20일 평양의 널다리골교회에서 마포삼열 목사에게 세례를 받은 여신도 이신행, 신반석, 김성신, 박관선씨 등의 발기로 63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루어졌다고 한다. 1889년에서 1927년 사이에 여전도회의 여러 지회와 지방연합회들이 설립되었고, 각 여전도회들은 초창기부터 전도활동에 주력하였다. 축호전도, 전도부인, 날연보제도 등의 전도활동이 있었고, 이미 이 시기부터 제주도와 만주 봉천에까지 전도자와 목사를 파송하는 외지전도까지를 수행하였던 것을 볼 수 있다. 초창기 여전도회가 주력하였던 사업은 전도활동과 나란히 교육사업이었는바, 야간의 부인학교를 통해 문맹퇴치, 교양강좌를 실시하였고, 부인 사역회를 개최하여 성경공부, 미신타파, 한글계목, 생활개선 교육, 전도강연을 시도하였다.

여전도회는 초창기부터 단순히 전도와 교육사업 만이 아니라, 대사회적 활동, 특별히 사회를 정화하는 활동에 주력하였다. 절제운동을 통하여 국민계몽운동을 일으켰고, 물산장려운동, 폐창운동, 금주금연운동, 축첩반대운동을 펴 사회 정화에 앞장섰다. 이 시기 여전도회는 단순히 교회의 일원으로서만이 아니라, 민족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운명을 같이한다는 의식이 철저했다고 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여전도회는 세계 여권운동단체인 YWCA를 창시하여 한국사회에 기독교적 정신을 뿌리내리는데에도 기여하였다.

2) 성장기의 여전도회

1927년을 기점으로 여전도회는 장로교총회에 여전도회 총회설립을 허락받아 1928년 부터는 총회활동을 시작하였다. 1928년부터 2000년 이전까지 여전도회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성장기를 맞는다. 이 시기는 '창립초기' 해방 이후의 '재건기', '발전기'로 나누어 볼 수 있는바, 이 기간 여전도회의 평신도 지도력 형성 및 활동은 아래와 같이 간략하게 살펴볼 수 있겠다.

① 창립초기 (1928-1945)

이 시기는 일제강점기하이기는 하였지만 여전도회의 창립총회를 기점으로 여전도회의 규칙이 마련되고, 조직이 겸비됨으로써 여전도회의 기초를 놓았던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도 창립 초기부터 주력해온 선교, 교육, 그리고 사회봉사라고 하는 삼중적 과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온 것을 볼 수 있다. 먼저 선교 사업으로, 창립초기부터 시작된 선교의 열정으로 최초의 여선교사를 외국으로 파송하기도 하고, 일제 치하에서 살기가 어려워져 해외로 흩어진 여전도회들과도 협력하기도 하였다. 이 시기에의 교육 사업은 특별히 '여전도사 양성'에 주력하였던 것을 볼 수 있다. 당시 선교사를 도와 지방을 순회하며 사경회를 인도하고 전도활동에 참여하였던 '전도부인'을 양성하기 위하여 단기성경학원을 운영하였고, 후에 '지방 성경학교' '고등 성경학교'로 수준을 차등화하여, 보다 전문적인 여전도사 및 교회 여성 지도자 교육을 강화하였다. 뿐만아니라 이 시기 여전도회는 국가를 위하여 국채보상운동, '탈환회운동' '패물폐지 부인회' '애국부인회' '신사참배 거부운동'등을 주도함으로써 일제강점기 나라와 민족을 위한 봉사와 섬김의 활동을 하였다.

② 재건기(1945-1988)

이 시기를 우리는 해방후 재건기(1945-1969)와 본격적 성장기(1970-1988)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해방후 재건기의 여전도회는, 민족은 해방 후의 재건을 맞이하는 시기였지만, 장로교회 내의 교단간 분열 아래에서 혼란을 거듭하였던 시기였던 것을 볼 수 있다. 이 시기는 또한 6.25 전쟁으로 남과 북의 교회가 갈리게 되기도 하였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여전도회는 세계선교의 맥을 유지하였고, 또한 교회여성지도자 육성 뿐 만 아니라, 서울여대를 설립하여 여성 기독교 지도자를 양성하는 일을 시작하였다. 1970년을 기점으로 여전도회는 새로운 도약을 이루는데, 이 시기는 세계적으로 여권이 신장되는 시기이기도 하였고, 이에 발 맞추어 교회 안에서 여전도회의 위상을 단단히 다져가는 시기이기도 하였다.

뿐만아니라 1980년에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전도회 전국연합회에서 교회 여성 능력 개발을 전문적으로 담당해온 '계속교육원'을 개설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 기간에는 현재의 '여전도회관'을 건축하게 되어 여전도회가 본격적이며 조직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외관을 갖추기도 하였다. 출판사업, 세계선교 사업들도 조직화 되었다. 이 시기의 여전도회는 여전도회관을 건립하고 계속교육원이라고 하는 자체 내의 체계적 교육기관을 설립함으로서 전문적 교육형태를 갖추고, 또한 개교회의 여전도회를 강화함으로써 전국적인 여전도회 조직망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눈에 띠는 것은 이와 같은 체계를 갖추는 것에 집중하면서, 오히려 이 이전 시기에 해 왔던 대 사회적 활동은 약화되었다는 것이다.

③ 발전기 (1988-1998)

1997년에 여전도회관이 건립되고, 1988년에는 여전도회 60주년 회갑을 기념하면서 여전도회는 성장을 거듭하였다가, 이제 본격적인 발전기에 돌입하게 된다. 이 시기의 여전도회는 그의 핵심 사역, 즉 선교, 교육, 봉사의 삼중적 사역을 그 어느 시기보다 전문화하고 체계화하며 또한 다양화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먼저 선교의 활동은 세계선교와 국내선교로 세분화하여 양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나타내었다. 세계의 다양한 지역에 선교사를 파송하거나 협력관계를 맺었고, 국내선교도 보다 활발해지고 농어촌선교, 군선교, 학원선교, 통일을 위한 북방선교 등으로 세분화되었다.

교육활동도 보다 전문화되고, 세분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계속교육원은 해외연수를 포함하는 등 다양화되었고, 사모 평생대학원이 설립되었으며, 각종 다양한 주제별세미나가 개최되었다, 뿐 만 아니라 교회여성문제 연구소, 민족통일선교정책 연구소가 여전도회 산하에 설치되었다. 이 시기의 사회봉사 활동은 다시금 활발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바, 소위 '작은자운동'으로 불우한 어린이 및 사회적 배려의 대상자들에게 대한 봉사와 섬김 그리고 복지 사업을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별히 1988년 창립 60주년 회갑을 맞으며 여전도회는 교단의 '여성안수'를 위해 활동할것을 결의하고, 본격적으로 운동을 확산하여 1995년 총회의 허락을 받게 되었다. 이듬해 1996년에는 여성안수 기념교회인 연지교회를 창립하기도 한다.

3) 새로운 도약기 (2000- 현재)

여전도회는 1989년에 100주년을 맞으면서 자신의 사역을 '선교', '교육', '봉사'라고 하는 삼 영역으로 정리하고,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이 세 영역에서 활동하는 것이 자신들의 정체성이요 사명이라고 하는 것을 천명하고, 2000년 이후에도 자신들이 세운 3대 목적 사업을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화된 형태로 전개하고 있다. 선교의 영역에서는 해외선교를 보다 활성화할 뿐 아니라, 국내선교에서도 기존의 선교활동에 대학선교, 대중매체를 통한 사회선교 등을 보충하였고, 교육의 영역에서는 계속교육원(평생교육원) 활동을 보다 전문화하고 체계화하였으며, 또한 봉사의 영역에서는 복지사역을 보다 활발히 하는 것 뿐 만 아니라, 한국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하여 기독교문화를 정착시키고,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운동을 전개하고, 정치의 민주화, 환경윤리 실천 등으로 확대되는 대사회적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여전도회 계속교육원 교육에 대한 평가

1) 목적 및 목표

이제 여전도회의 핵심적 교육사업인 계속교육원의 지금까지의 활동을 살펴보도록 하자. 앞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여전도회는 1983년에 그동안 산발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여성지도력 교육을 보다 체계화하기 위하여 '계속교육원'을 개설하였고, 여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평신도 여성 지도력 훈련을 하고 있다. 여전도회 전국연합회 제42회 총회(1977년)에서 희년 사업의 과제로 선교회관 건립을 앞두고 5개 목적을 세웠다. 그 중의 하나가 평신도 훈련원을 개설하여 여전도회원들의 지도력을 개발할 수 있는 재교육의 장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여성의 지도력 개발을 위한 교육원을 세울 수 있도록 미국 장로교로부터 회관 대지로 기증받은 선교사(마펫 박사) 사택에서 1983년 3월에 '계속교육원'을 개설하고 제1회로 임원반(53명), 성서연구반(75명), 청년 회원반(42명) 등 총 170명 정도가 수강을 시작하였다. 여전도회가 근본적으로 추구하는 '선교' '교육' 그리고 '봉사'의 이념이 반영되어 있고, 여전도 회원들의 신앙 확립 및 여전도회 조직을 위한 지도력 개발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위의 다섯 가지 설립 목적을 바탕으로 하여 계속교육원은 아래와 같은 한 문장으로 정리된 목적을 제시하고 있다.

"본 계속교육원은 기독교정신의 근본이념에 입각하여 여전도회원들의 잠재능력을 계발하는 교육프로그램과 그에 따른 훈련을 통해 교회와 사회에 봉사하는 여성지도자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짧은 문장으로 표현된 위의 목적 서술에는 여전도회원의 잠재능력 개발을 통해 이들이 교회와 사회에 봉사하는 여성 지도자가 되도록 한다는 핵심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2) 과정

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계속교육원은 일반과정과 전문과정이라고 하는 정규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계절학기와 해외 연수 혹은 특별한 강좌들을 제공하고 있다. 각 강좌들은 여전도회의 계속교육원에서 기획하지만, 주로 대한예수교 장로회 통합측에 속하는 신학대학에서 강의하는 교수들이 강사로 초빙되어 강의하고 있다. 2009년 현재까지 계속교육원에서 제26회에 걸쳐 배출된 졸업생들은 2,968명 (대학원 200명 포함)에 달한다고 한다.

3) 교과목 및 교육방법 분석

계속교육원에서 가르쳐 지고 있는 교과목을 분석하기 위해서 '2000년 1학기 - 2013년 1학기'에 제공된 교과목을 부록에 2000-2013년 1학기까지의 전 과목이 제시되어 있다. 예배학, 복지, 영성 등이 그들의 뒤를 잇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계속교육원의 교과목 분포를 단순히 교과목의 양으로 분석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감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교과목이라고 하는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장점과 보완점 중심으로 분석해 보면 아래와 같다.

① 장점

- 교과목들이 설립취지와 목적에 맞게 형성되었다.

성서과목을 높은 비율로 배정함으로써, 계속교육원의 첫 번째 설립취지인 "성서연구를 통한 복음적 신앙 확립"을 실제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또한 여전도학 및 여성 지도력 관련 교과목을 높은 비율로 배정하고 있는 것은 '여전도회 연합 운동의 지도력 개발' 및 '교회 민주화와 여성관 정립'이라고 하는 설립취지에 맞는 교과목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신학의 여러 영역들을 폭넓게 소개하는 시도가 나타난다.

제공된 교과목들은 평신도 지도자들이 꼭 알아야 할 신학의 기초적 영역들을 폭넓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가 엿보인다. 조직신학, 교회사, 예배학 그리고 기독교교육, 상담심리, 영성 등 신학의 기본적 영역이면서 평신도들의 신앙과 사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교과목들이 제공되고 있다.

- 학습자들의 욕구와 수요에 맞는 변화가 나타난다.

2000년대 초반의 과목은 고전적인 신학의 교과목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과목들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해가 거듭되면서, 여전도회원들의 학습욕구와 수요에 부합하는 과목들이 새롭게 제시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간학문적 학습의 경향이 나타난다.

오늘날 일반 학문에서나 신학의 영역에서 간학문적 연구와 대화가 활발해지고 있는바, 그것은 현대의 모든 문제는 복합적인 측면을 가졌고, 따라서 간학문적 연구와 대화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계속교육원의 교과목들도 2000년 초반에는 신학의 영역들이 독립되어 과목으로 제시되었지만, 해가 거듭되면서 간학문적 과목들이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2013년 쪽으로 오면서 "크리스챤의 일상적 선교론, 거룩한 소비의 선교" 등 최소한 두 영역 이상의 학문이 만나게 되는 교과목들이 증가하고 있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② 보완점

- 교육의 목적에 부합하는 균형 잡힌 교과목 분포가 필요하다.

앞에서 교과목의 장점으로 교과목들이 계속교육원의 설립취지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하는 점을 살펴보았지만, 균형의 측면에서는 보완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보인다. 여전도회의 핵심 사업이 '선교', '교육', '봉사'라고 하는 측면에서 볼 때나, 계속교육원의 취지에 그 세 가지의 목표가 다 포함되었다고 하는 면에서 볼 때, '선교'과목이 지나치게 비율이 낮은 것(임원1반: 1.27%, 임원2반: 3.95%, 대학원반: 5%), '봉사'나 '복지'(임원1반: 0%, 임원2반: 1.31%, 대학원반:2.5% ) 과목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이 교과목이 그다지 균형 잡힌 교과목분포라고 볼 수 없다.

- 실천적 교과목이 증설될 필요가 있다.

여전도회 계속교육원의 목적이 명시된 대로 '교회와 사회에 봉사할 여성 지도력을 양성'하는 것에 있다면 좀 더 실천적 교과목들이 보충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선교의 실제, 기독교 교육 방법, 노인복지, 호스피스, 환경지킴이 활동 등등 실제적으로 교회와 사회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구현할 수 있는 실천적 교과목들이 보완된다면, 계속교육원이 실제적 여성 지도력을 형성하는데 보다 구체적으로 기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 교육방법의 변화가 요청된다.

실천적 교과목을 보완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현행의 교과목 속에서 교육방법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계속교육원은 여전도회원들이 실제로 교회와 사회를 봉사하는 사람을 양육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그러기 위해서 모든 교과목들은 workshop 형태의 활동이나, 혹은 자신의 현재의 실천에 대해 생각해 보고, 또 그 실천을 개선할 수 있도록 훈련하거나 연습해 보는 방법들이 모색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학습자가 보다 참여적이고 능동적이 되도록 하는 방법이 요청된다.

말콤 노을즈(Malcom Knowles)라는 성인교육학자는 성인들은 능동적이고 참여적일 때 훨씬 더 잘 배운다고 하면서, 이것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패다고지(Paedagogy)와 구별하여 안드라고지(Andragogy)라고 칭한 바 있다. 성인들은 더 이상 수동적으로 학습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때 훨씬 더 잘 배울 수 있다. 그렇게 보았을 때, 현행 계속교육원의 수업이 주로 강의식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개선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모든 강좌에서 학습자들이 보다 참여적이고 능동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부여하고, 또 학습자의 책임을 극대화하는 수업의 형태가 연구되고 실천될 필요가 있겠다.

- 간학문적 협력과목들의 증가가 필요하다.

현행의 교과목에 이미 간학문적 교과목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 현상이다. 이같은 현상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일어날 필요가 있겠다. 교과목을 고전적인 신학과목 중심으로 편성하기 보다는, 학습자가 여성 지도력을 실제로 발휘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교과목 편성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도 하나의 가능한 방법으로 보인다.

- 커리큘럼을 연구하고, 개편하고, 운영하는 커리큘럼 편성 위원회가 결성될 필요가 있다.

계속교육원의 설립취지와 목적, 여전도회 삼대 중점 과제, 성인학습적 특성 등을 고려하고, 또한 위에 지적한 것들을 종합하여 커리큘럼을 재겸비할 수 있는 커리큘럼 위원회가 구성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VI. 여전도회의 평신도 여성 지도력 개발 모델 - '살림살이' 리더십

1. 여전도회 평신도 리더십의 방향

한국교회 여성 평신도 리더십은 단순히 교회 안에서의 리더십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리더십이 되어야 한다. 선교학자 호켄다이크는(J. C. Hoekendijk)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라는 개념을 말하면서, 선교의 주체는 교회나 선교단체가 아니라 하나님이고, 선교의 목적은 교세의 확장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하나님 샬롬’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교는 교회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넘어서 땅 끝까지, 이 세상 끝날 까지, 즉 메시야가 완성할 샬롬을 기대하면서 하는 행위라고 하였다. 또한 메시아의 샬롬이란 단순히 교인 수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정의와 평화가 이루어지고, 하나님-인간-자연 의 관계가 바로 세워지는 총체적 관계회복, 즉 샬롬이 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며, 선교란 바로 이와 같은 샬롬을 이루는 하나님 선교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다음 세대를 위한 여성리더십은 가정, 교회, 사회, 세계, 창조세계 전체를 아울러 샬롬의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리더십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여전도회가 선교, 교육, 봉사를 세가지의 핵심적 사역으로 삼고 있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여전도회는 처음부터 여성들이 개교회 안에서만 잘 사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고, 국내와 국외의 선교를 통해 온 누리에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일에 주력하였을 뿐 만 아니라, 사회정화운동 및 사회의 작은자를 섬기고 봉사하는 운동을 통하여서 사회 속에서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실현되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꾀하여 왔다. 또한 이를 위하여 여성 지도력 형성을 위한 교육 사업에도 주력해 왔다.

우리는 어머니들이 가정을 보살피는 활동에 '살림'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어머니의 가정을 보살피는 행위가 식구들의 생명을 죽지 않도록 보살피고 보호하는 행위라는 뜻이다. 우리는 '살림'을 나라에게도 사용하여, 정부에서 국가를 이끌어가는 행위를 '나라 살림'이라고 한다. 그런데 살림은 누가 사는가? 가정이고, 교회이고 국가이고 살림은 살림을 맡은 사람, 즉 리더십이 하는 일이다. 아이가 살림을 사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와 아버지가 살고, 국가나 교회의 재산을 맡은 사람들이 살림을 산다. '살림'이라는 말은 이들 리더십이 해야 하는 일이 바로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는 것이 '사름(삶)'이다. 삶이란 자신의 목숨을 태워 없애는 행위라는 역설적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사는 것이 자신을 사르는 것이라면, '살림살이'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사르는 것을 말한다. 우리의 어머니들이 자신을 희생하여 식구들을 살리는 것이 그래서 '살림살이'인 것이다. 이 리더십이야말로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준 예수 그리스도의 리더십과 맞닿아 있는 리더십이고, 우리를 살리기 위해 아들을 내어준 하나님의 리더십과 맞닿아 있는 리더십니다.

2. 삼중적 리더십

'살림살이의 리더십'이 생명공동체로서의 하나님날 리더십 형태로서, 예수님의 자신을 살라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리더십과 같은 것이라면, 그 리더십의 구체적 내용은 예수님의 실제적 활동, 즉 '제사장' '예언자' 그리고 '왕'으로서의 삼중적 활동으로 구체화되는 리더십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예수님은 자신의 삶을 태워 없애면서 생명을 살리셨는데, 이 일을 제사장, 예언자 그리고 왕으로서의 삼중적 직무를 수행하심으로써 이루셨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존재로 하나님을 드러내고 계시하는 예언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사람들에게 회개를 촉구하였고,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심으로써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셨다. 또한 그는 높으신 제사장으로서 그의 몸을 단번에 희생하심으로 우리를 구속하셨으며, 또 말씀과 성령으로 우리와 세상을 다스리시는 왕으로서의 삶을 사셨다.

살림살이 목회리더십은 또한 인간과 사회의 죄악을 탄식하며, 회개를 촉구하고, 샬롬의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예언자적 '생명 살리기'로 들어나야 할 것이다. 예언자적 리더십은 개인의 차원, 공동체와 사회의 차원 그리고 전 피조세계 차원 모두를 포괄하여 샬롬의 비전을 보며, 그 비전에 비추어 생명을 위협하는 모든 것들을 거부하고, 고발하며, 하나님의 정의와 샬롬을 용감하게 선포하는 리더십이다. 더 나아가 살림살이 리더십은 왕적 '생명 지키기' 리더십으로 나타나야 할 것이다. 샬롬 공동체의 리더십은 개인과 사회와 창조세계를 그리스도의 말씀과 성령으로 다스림으로 생명을 지켜가는 리더십이다. 왕적 생명 지키기는 개인과, 가정, 교회, 사회, 창조세계 속에서 하나님의 샬롬이 구체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실천하는 리더십이다.

3. 삼중적 리더십 훈련의 통로

이와 같은 삼중적 살림살이 리더십을 형성하기 위해 여전도회는 각각의 리더십이 형성될 수 있는 통전적 리더십 훈련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먼저 '제사장적 생명 낳기' 리더십 형성을 위해 여전도회는 여성들이 먼저 하나님으로부터 생명을 공급받고, 그 생명을 풍성하게 누리며, 그 생명을 나눌 수 있는 '영성 형성'의 장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예배. 기도, 말씀선포, 성경공부, 영성훈련, 침묵기도, 큐티, 세례, 성찬, 전도훈련, 단기선교, 중보기도 등 모든 참여자들이 영적 생명을 얻고, 누리고 나눌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예언자적 생명살리기' 리더십의 형성을 위해 여전도회는 참가자들이 세상을 향한 샬롬의 비전을 보도록 훈련해야 하고, 그 비전에 비추어 샬롬이 손상된 세상을 비판적 안목으로 볼 수 있도록 훈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왕적 생명 지키기" 리더십 형성을 위해 여전도회는 가정, 사회, 세상, 창조세계를 각양의 은사를 따라 성령과 말씀으로 다스리고 섬길 수 있는 '세상 속에서의 훈련'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마리아 해리스(M. Harris)는 그녀의 평신도 교육 이론에서 평신도를 위한 교육 커리큘럼은 예수 그리스도의 삼중적 리더십, 즉 '제사장', '예언자', 그리고 '왕'으로서의 리더십이 훈련될 수 있는 요소들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이것이 단순히 내용상으로 포함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방법적 측면에서도 구현되도록 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것은 단순히 고전적 학교식(schooling) 가르침을 통해서가 아니라, 예전적 활동, 친교와 관계 나눔, 봉사의 활동, 그리고 선교 등 기독교회가 초대교회로부터 해왔던 근본적 삶의 양식 전체를 통해서 이루어 져야 한다고 하였다.

VII. 나오는 말

여전도회는 창립 이후 이 땅의 여성 평신도 지도력 형성에 크나큰 기여를 해 왔다. 여전도회는 처음부터 단순히 내 가정, 내 교회 안에만 머문 것이 아니라 국ㆍ내외에서 선교활동을 하였고, 국가가 어려울 때에 절제운동, 금주금연운동, 축첩반대운동 등을 통해서 이 사회 속에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는데 앞장서 왔다. 여성안수를 위해 힘썼고, 이 땅의 작은 자들을 섬기는 운동을 일으킴으로써 하나님 나라 리더십의 본을 보여 왔다. 그와 같은 리더십을 보여 왔다는 것은 여전도회가 언제나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귀 기울이고, 그에 바르게 응답하는 노력을 해 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계속교육원이 지나간 30년간 여전도회가 그 일을 잘 감당하도록 하였던 것과 같이, 앞으로도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으로 그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양금희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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