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제사 문화' 지혜롭게 대응하자

[ 교계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4년 01월 13일(월) 10:41
이번 설 명절에 경북 안동의 시댁을 찾아야 하는 A 집사는 고민이 깊다. 비기독교 가정에 시집온 후 10여 년 넘게 명절만 다가오면 극심한 두통이 엄습한다.
 
비기독교 가정에서 설 명절을 보내야 하는 기독교인들이 '제사 문화'로 고민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교적 풍습에 따라 비기독교 가정의 대부분이 '조상 제사'를 지내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참여해야 하는 기독교인들이 신앙적 혼란에 빠져 있다.
 
얼마 전에는 기독교인 가정주부가 제사 치르기를 반대하다 이혼을 당하기도 했다. 법원에서는 가정의 분란을 초래했다며 이혼사유에 해당된다고 봤다.
 
이러한 문제를 두고 전문가들은 절충안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사 음식을 차리는 일은 돕더라도 절을 할 때는 선 자세로 묵상을 하는 식이다.
 
숭실대학교 문화선교연구소장 김명배 교수는 "제사 문제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기독교인들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고 오히려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며 "당사자가 먼저 집안에 양해를 구하고 배타적이지 않는 범위 내에서 타협점이 되는 방안을 내세우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분에 대해 증경총회장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원로)는 한 칼럼 기고를 통해 명쾌한 해답을 주고 있다.
 
박종순 목사는 "효의 기본정신은 죽은 조상보다 생존해 있는 부모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이다. 부모 생전에는 온갖 불효를 하고 세상을 떠난 뒤에는 묘역을 만들어 형식을 벗어나지 못한 제사를 반복하는 것은 효와는 무관한 행위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목사는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가족공동체를 외면한다던가 따돌림을 받을 이유는 없다"면서, "평소에 제사행위 자체 외에는 모든 면에서 '예수님 믿는 ㅇㅇㅇ가 최고'라는 평을 듣도록 해야 한다.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은 지키면서 가족들을 위한 배려와 돌봄, 섬김과 나눔에 있어선 으뜸이 되고 칭찬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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