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

[ 교계 ]

황홍렬 교수
2014년 01월 10일(금) 11:01

1월 특집 - 2014년 키워드 ③회복(復)

바른 믿음, 선교적 교회됨, 십자가 지는 교회 회복
대부흥운동 경험 계승, 회개 통해 선교열매 기대

금년은 선교 130주년을 맞는 해이다. 지난 총회에서 발표한 대로 교인 숫자가 4만 1596명이 줄었다. 특히 심각한 것은 교인 감소 중 3만 여명이 어린이, 청소년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여성 총대 비율은 1%에도 못미친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가 경제 위기,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태계 위기, 에너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 안팎의 위기에 대해 대안은 무엇일까? 위기는 원칙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한다. 교회의 원칙인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 초대교회에 나타난 선교적 교회와 교회사에 나타난 십자가를 지는 교회됨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가 세상에 예수를 그리스도로 증거하기에 앞서서 예수를 그리스도로 바르게 믿어야 한다. 예수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한 분(요 1:14)이지만 우리의 설교와 기도에서 은혜는 강조되지만 진리는 자주 언급되지 않는다. 메시야로 오신 예수는 왕이요, 제사장이요, 예언자(삼중직)이시다. 그런데 우리의 설교, 성경공부, 기도, 예배, 선교와 신앙생활에서 우리는 예수의 제사장 되심을 주로 강조하지만, 왕 되심과 예언자 되심에 대해서는 자주 언급하지 않는다. 예수는 하나님의 나라/통치를 선포하심(막 1:15)으로써 자신의 왕되심을 선포하셨다. 또 예수는 나사렛 첫 설교(눅 4:18~19)에서 이사야서(61:1~2)를 인용함으로써 예언자 전통에 서 계심을 보여주셨다. 미국 교회와 복음주의자들은 19세기와 20세기 초에 노예제 폐지와 미성년 노동금지 및 여성 참정권 제정에 앞장섰다. 마틴 루터 킹은 흑인운동을 통해 1964년에 공민권법을 제정하고, 1965년에 투표권법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이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세상 제도와 법에 반영하는 그리스도의 왕적, 예언자적 역할의 중요한 사례들이다. 이런 사례들은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하나님과 화해된 새사람으로 세상에서 화목의 직분(고후 5:18)을 감당하는 것을 보여준다. 1907년 대부흥운동은 성령을 받고 회개한 그리스도인들이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가정을 회복하며, 자신의 여종을 면천(해방)시키고 노비문서를 불태웠으며 양녀로 삼고, 백정과 천민을 동일한 교인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반상 신분 차별의 세상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된 새 세상을 세상에 보여줬다. 이로써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 3:28)는 말씀이 이 땅에서 구현되기 시작했다. 한국교회가 예수의 그리스도 되심을, 제사장, 왕, 예언자 되심을 따라 남북 사이에 화해자가 되고, 극심한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의 눈물을 닦아 주고, 강정 마을과 밀양의 논밭과 창조세계를 지키면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미 6:8) 교회가 된다.

둘째로 한국교회는 선교적 교회됨을 회복해야 한다. 선교는 영적 회개를 전제로 한다. 성령 강림을 통한 그리스도인들의 회개와 회개 이후의 선교를 통한 열매 맺음은 성서적으로 선교사적으로 거의 공식과 같다. 1907년 대부흥운동 직후 처음으로 안수 받은 7명의 목사로 구성된 독노회는 이기풍 선교사를 제주도에 파송함으로써 한국교회는 선교하는 교회임을 보여줬다. 1912년 한국교회 창립총회는 중국에 선교사 파송을 결의하여 선교지를 답사하게 한 후 제2회 총회가 3명의 선교사를 중국에 파송했다. 내한 선교사들은 의료선교와 교육선교, 교회개척선교 등 통전적 선교와 장로교와 감리교가 하나의 교회를 세우려는 에큐메니칼 선교 전통을 세웠다. 이런 전통을 이어받아 중국에 파송된 선교사들은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들과 협력하였을 뿐 아니라 중화 화북대회 산하 산동장로회에 속했고, 개척했던 40개 교회도 산동대회 산하 래양노회 소속이었다. 당시 한국교회는 선교역사가 30년도 안 된 연약한 교회였고, 나라를 빼앗긴 상황이었지만 선교를 교회의 본질로 이해하고 실천했다. 한국교회는 선교사 파송 숫자에서 세계 2위를 차지하지만, 세계교회로부터 "복음을 전하기보다는 교회성장만을 전파한다", "돈 선교를 한다", "자본주의적이다" 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교회는 연약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교를 본질로 삼는 선교적 교회됨을 회복해야 한다.

셋째 예수 그리스도는 이 땅에 하나님 나라/통치를 이루기 위해 십자가를 지셨다. 교회는 인류의 구원과 피조물을 보전하기 위해, 새 하늘과 새 땅을 위해 십자가를 지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로마제국의 리키니우스 황제는 감옥에 갇힌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었다. 그리스도인들이 갇힌 자들에게 사랑을 베풀어 민심이 돌아서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막시미우스 황제 때 전염병이 돌아 가족조차 외면한 병자들을 그리스도인들이 돌보고 장례를 지내다가 병에 걸려 죽기도 했다. 3세기 교부 터툴리아누스는 교회가 성전 안보다 거리에 더 많은 예산을 지출했다고 한다. 상대방을 가리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이 로마 제국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다.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이웃종교인들과 함께 3.1운동을 통해 민족의 십자가를 짐으로써 가장 큰 핍박을 받았지만 기독교가 한국인의 종교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의지함으로써 교회가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해방 후에는 산업선교와 민주화운동에 참여함을 통해 십자가를 지는 교회들이 있었다. 한국은 역사 이래 가장 풍요로운 사회가 되었지만 극심한 빈부격차와 사회적 갈등, 생태계 파괴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는 원인의 하나는 증오로부터 용서로, 갈등으로부터 화해로, 독점으로부터 나눔으로, 지배로부터 섬김으로, 분단으로부터 통일로, 죽음으로부터 생명으로 전환하기 위한 십자가를 외면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안팎의 위기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바른 믿음을, 선교적 교회됨을, 십자가 지는 교회됨을 회복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맘몬(재물)이 아닌 하나님을 택하고(마6,24), 원수가 멸망당하는 것을 보고자 하는 요나의 길이 아니라 두 아들을 죽인 원수를 사랑하고 양아들로 받아들인 손양원 목사의 길을 택하고, 죽음의 우상이 아니라 생명의 하나님을 선택할 때 그런 회복이 일어날 것이다. 

황홍렬(부산장신대, 선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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