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기독신춘문예 동화 부문 심사평

[ 제15회 기독신춘문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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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1월 08일(수) 14:16
"어린이의 순수성을 통해 인생의 참뜻을 담아내는데 성공한 보석"
 
   
이번 동화응모작의 대부분은 환상성 작품이 차지하고 있었다. 동화는 동물이나 식물, 또는 무생물을 의인화하여 어린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이야기라는 정도로 알고 접근한 것 같다. 동화의 속성으로 미루어 공감 가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가공의 세계를 형상화함에 있어 안일한 자세로 황당무계하게 엮어도 되는 쉬운 글이 아니다. 얼핏 허황하여 믿을 수 없는 사건인 듯 하나 내면에 가장 현실적이고 감동적이며 긴장된 숨결이 살아 있어야 한다. 고로 비현실의 세계를 현실로 끌어들이는 작업에서 보다 신선한 흡입력을 지닌 묘사력이 필요하다. 향기 짙은 환상동화의 생산을 위해 작가에게 요구되는 것은 현실을 그려내는 이상의 역량이라 하겠다.
 
전래동화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환상동화에 비해 생활동화 쪽에서 대체로 뚜렷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눈길을 끈 작품은 '껌딱지 떼어내기' '할머니와 토종닭' '후드티만 입는 아이' '지수네 크리스마스 트리' '만두 터진 날' '고집불통 반달곰 웅이' '범인을 잡아라'들이다.
 
이 중에서 한 두 군데 아쉬운 점이 발견되는 몇 편을 덜어내니 '후드티만 입는 아이' '만두 터진 날' '범인을 잡아라'가 남게 되었다. '만두 터진 날'은 코믹하고 경쾌함이 돋보이나 도입부의 장황함이 군더더기가 되었다. '범인을 잡아라'는 범인을 잡는 단계가 흥미로운 탐정물이다. 선행이 자기도취여서는 안 되고 상대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제를 밀도 있게 그려낸 솜씨가 깔끔하다. '후드티만 입는 아이'의 우빈이는 결손가족 어린이다. 엄마가 집을 나가고 아빠는 술만 마시면 난폭해지는데, 언젠가 돌아올 것 같은 엄마를 기다리느라 집을 떠나지 못한다. 아빠의 고독과 울분을 이해할 나이는 아직 아니지만, 나름대로 아빠를 돌보는 정성이 독자의 가슴을 뜨겁게 적신다. 갈 곳 없어 잠깐 들른 교회에서 만난, 요셉과 권사님에게서 엄마의 사랑을 실감한다. 어린이의 순수성을 통해 간결한 문장으로 인생의 참뜻을 담아내는데 성공한 보석이라 하겠다. '범인을 잡아라'를 가작으로 '후드티만 입는 아이'를 당선작으로 올리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심사위원 김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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