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식부기, 절대 어렵지 않아요"

[ 교계 ]

박성흠 기자 jobin@pckworld.com
2014년 01월 03일(금) 10:36
복식부기 도입 실무자들 한 목소리
 
"복식부기를 도입하면 교회가 가진 자산과 부채를 한 눈에 알 수 있고 성도들에게 보고하기도 쉽습니다. 담임목사님은 물론 성도들과 모든 봉사자들이 만족하고 있어요"
 
복식부기를 도입해 만족해 하는 교회가 확산되고 있다. "2014년 올해는 우리교회가 복식부기를 적용하는 원년으로 삼자"는 움직임이 소리없이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 있는 용천노회 창동염광교회(황성은 목사 시무)는 최근 복식부기를 도입하고 모두가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정부장 박재완 장로는 "연말 제직회에서 교회의 재산현황을 공개했는데 보고하는 사람과 보고받은 성도들이 한 눈에 알 수 있어서 모두가 만족해했다"면서 다른 교회들도 복식부기 도입할 것을 권했다.
 
통계가 나와 있지는 않지만 아직도 많은 교회가 단식부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서울의 한 초대형 교회도 아직 단식부기에 의존하고 있으며 여전히 복식부기 도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단식부기를 사용하는 서울의 또 다른 중대형 교회의 담임목사는 "교회는 복식부기를 해서는 안된다"고 단호히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
 
교회 예산의 크기에 상관없이 복식부기를 도입해 적용하면 자산을 한눈에 파악하는 것은 물론 예산을 △회계오류를 검증할 수 있고 △재정사고를 방지할 수 있으며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을 의무화하는 국가적 요구에도 손쉽게 부응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단식부기를 고집하고 복식부기를 도입하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에 대해 교계 한 회계 전문가는 복식부기는 △어렵다는 잘못된 인식 △비용이 많이 든다는 오해 △예산회계를 하는 교회에는 불필요하다는 편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복식부기 도입을 마친 서울동노회를 비롯해 평양 영등포 안양 군산 대전 울산 전남 함해 노회 등이 교회 전용 예산회계프로그램을 사용해 복식회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충신교회(이전호 목사 시무)를 비롯해 일심교회(백준호 목사 시무) 신림중앙교회(김호식 목사 시무) 등 많은 교회들이 같은 프로그램을 적용해 복식부기를 도입한 상태다.
 
기업회계와 달리 '예산회계'를 집행해야 하는 본교단 총회는 상용(商用) 프로그램의 '비영리 버전'을 사용해 복식회계를 적용하고 있다. 총회 재무회계실장 이식영 장로는 "계정과목 등 기업회계 프로그램과 다르기 때문에 교회 등 비영리 법인의 회계에 적합하게 맞춰져 있다"면서 교회도 일반적인 복식회계프로그램을 적용하기 보다는 '비영리 단체'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선택할 것을 권장했다.
 
복식부기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잘못 알려진 사실 가운데 하나는 투명성에 대한 문제다. 교회 재정의 투명성은 사실 단식부기냐 복식부기냐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회계 전문가의 설명이다. 불투명하게 하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단식이든 복식이든 가리지 않고 얼마든지 할 수 있으며, 단식부기로도 얼마든지 투명하게 할 수 있지만 회계오류에 대한 검증이 가능하고 복식부기는 근본적으로 투명을 확보하게 만든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것.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교회 또는 교회가 사용할 수 있는 '비영리 단체용' 복식부기 회계프로그램으로는 반석(www.newincom.com) 케이피비(www.mygod.kr) 오직(www.ohjic.com) 등 수도 없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회 회계 전문가들은 유지보수(AS)가 가능하고 영업을 지속할 수 있는 탄탄한 회사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본교단 총회는 지난 1987년 이미 '교회회계기준'을 채택해 전국 교회가 적용토록 권장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교회의 모범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을 비롯한 교회시민운동 단체들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복식회계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도 회계기준안을 마련해 5억 원 이상의 예산을 집행하는 교회는 복식부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창동염광교회와 충신교회를 비롯해 복식부기를 도입한 본교단 교회의 실무자들은 "어려울 것도 없고 손해볼 것이 없는 복식부기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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