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헌신이 만들어낸 변화: 남강 이승훈

[ 미래세대를 살리는 신앙교육 ] 미래세대를살리는신앙교육

김도일 교수
2014년 01월 03일(금) 09:37
겨울바람이 매섭게 귓전을 때리던 날 오후였습니다. 미래세대를 현 세대가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찾아간 곳이 오산고등학교였습니다. 약속시간 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였기에 교정을 둘러보기로 하였습니다.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교정 곳곳에 현대사를 찬란하게 장식했던 큰 어른들이 저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몇분만 말해볼까요? 조만식 선생, 유영모 선생, 함석헌 선생, 이중섭 화백, 김소월 시인, 한경직 목사, 주기철 목사, 주기용 선생, 박창환 학장, 이처럼 위대한 인물들이 다 오산학교에서 배웠거나 가르쳤던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거기에 남강문화재단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 속에는 한국의 오늘이 있게한 오산학교의 역사가 살아서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 작고 보잘것없는 학교를 통하여 이토록 위대한 인물들이 나올 수 있게 한다는 말인가?
 
참으로 놀랄 일입니다. 이 작고 많이 배우지 못했으며 후견인의 도움도 전혀받지 못하였던 한 범인이 어떻게 이토록 엄청난 일을 이룰 수 있었다는 말입니까? 그의 키는 작았는지 모르나 그는 거인이었습니다. 그는 정식으로 많이 배우지 못했으나 그 누구보다도 더 많은 지식과 지혜가 넘쳐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신지식인, 신세대, 앞서가는 미래세대를 살리는 선두주자였습니다. 감동이 너무도 크게 몰려와서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학교 도서관에서 빌린 남강에 관한 책들과 남강문화재단에서 주신 책들을 세세히 살피며 공부하였습니다. 며칠동안을 두문불출하며 남강의 한 마디 한 동작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하였습니다. 이런 감동은 회심 이후 자주 느끼지 못했던 것입니다.
 
남강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그건 아마도 '순종'일 것입니다. 그는 회심 전에는 안창호의 '무실역행'이라는 메시지에 응답하고 의지적으로 순종하였습니다. 민족을 살리는 길은 칼과 총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미래세대를 교육하는 것이라는 도전을 받아들여 응전한 것입니다. 회심 후에는 하나님의 정의를 이루어내고 인간대접을 하는 이웃과는 조화롭게 지내며 평화를 부정하는 불의에는 분연히 일어나 맞서 항거하라는 부르심에 '순종'함으로써 기미년 삼일운동이라는 거사를 조직하고 맨 앞에서 지휘하였습니다.
 
청년시절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며 일부러 사복경찰 사이를 뚫고 들어가 청종했던 함석헌선생, 그 함석헌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유영모와 같은 큰 인물들이 한결같이 '선생으로 여기며 죽는날까지 존경하고 그리워했다는 이가 바로 남강 이승훈이라고 합니다. "나의 해골을 의학도들에게 연구재료로 제공하고 나
   
의 장기는 알콜에 넣어 오산의 학생들이 연구하게 하세요. 선생님이 이렇게 유언하셨지만 일제의 무력으로 유언을 지켜드리지 못했으니 나의 몸으로라도 선생님의 뜻을 받들어야 합니다"라고 함석헌은 마지막 말을 그의 제자에게 남기었다고 합니다. 예수의 길을 걸어가신 남강, 그분의 발자취를 따라 오직 미래세대를 기르고 지도하는 '교육에 의한 구원의 성취'를 순종으로 이루어내는 바로 그 '한 사람'이 되기 바랍니다.

김도일 교수 / 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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