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에큐메니칼 기구 사업 전망

[ 선교 ]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3년 12월 30일(월) 09:21
세계교회의 연대ㆍ소통 배우자
  
2014년이 희망차게 시작됐다. 지난 해 역사적인 WCC 제10차 부산총회를 개최한 한국교회는 에큐메니칼에 대한 관심을 지역교회들로까지 확산시켜야 한다는 사명을 갖게 됐다. 이른바 '풀뿌리 에큐메니칼' 확산을 위한 책임을 가진 한국교회. 글로벌 에큐메니칼 기구들의 새해 전망을 통해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점검할 수 있지 않을까. WCC를 위시한 에큐메니칼 기구들의 2014년을 살펴본다.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WCC)

WCC에게 2014년은 지난 해 열렸던 10차 부산총회의 결실들을 보다 구체화하고 프로그램으로 전환시켜 나가는 해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8년 뒤 열릴 11차 총회 때까지 WCC가 감당해야 할 굵직한 사업과 일정들을 점검하는 것도 올해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WCC는 올 2월과 7월 스위스 제네바의 에큐메니칼 센터에서 실행위원회와 중앙위원회를 연다. 우선 2월 실행위원회에서는 부산총회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부산총회의 결실과 아쉬웠던 점들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무엇보다 부산총회의 결과물들을 종합해서 이를 프로그램화 하는 회의 일정들을 정하게 된다. 실행위원회에서 정리된 안들은 7월 중앙위원회에서 보다 구체화된 뒤에 WCC의 사업으로 확정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
 
한편 WCC 올라프 트베이트 총무는 전 세계 교회들을 방문하는 일정도 소화한다. 일종의 '글로벌 심방'이 될 트베이트 총무의 해외순방에는 각 지역 회장들도 동행하는데 올 2월 이란 교회를 방문할 때는 아시아 지역 회장 장상 목사가 동행할 예정이다. 장상 목사는 "올 한해는 총회를 마친 바로 다음 해인 만큼 WCC로서는 매우 분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부산총회를 통해 생명과 정의, 평화의 이슈를 대하는 세계교회의 진지함을 봤고, 이 가치들이 회원교회들로까지 깊이 전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WCC 본부의 책임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면서, WCC 본부와 회원교회들을 연결하는 데 관심을 둘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장상 목사는 "WCC가 존재하는 이유는 결국 회원교회들을 에큐메니칼 운동에 참여시키고 WCC가 지향하는 생명과 정의, 평화의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면서, "교회를 위해 존재하는 WCC로서, 궁극적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WCC의 사명을 새롭게 확인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World Communion of Reformed Churches, WCRC)
 
지난 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독일 하노버로 본부를 이전한 WCRC는 2014년을 내실을 다져가는 해로 만들 예정이다. 그동안 스위스 제네바에서 WCC를 비롯해서 UN 산하 기구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온 WCRC는 분명 독일 하노버로 이전하면서 기존의 혜택들을 많이 내려놨다. 하지만 심각한 경영난으로 더이상 제네바만을 고집할 수 없었던 만큼 하노버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WCRC의 하노버 이전은 지난 2010년 열린 총회에서 개혁에큐메니칼협의회(REC)와 세계개혁교회연맹(WARC)가 통합해 WCRC로 새롭게 태어난 것만큼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세계개혁교회연맹 동북아시아지역협의회(WARC NEACC) 운영위원인 임성빈 교수(장신대)는 "WCRC가 독일 하노버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게된 것이 WCRC에겐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도전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새 역사를 쓴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면서, "특히 다음세대와 지역교회와 함께 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이라는 큰 목표를 실현해 나가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WCRC 동북아시아지역협의회도 아시아 지역의 에큐메니칼 연대를 확대하는 해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연대의 큰 골자는 동북아시아지역협의회의 기존 회원인 우리나라와 대만 일본 홍콩이 주축이 돼 비회원인 중국교회와의 관계를 확대해 나가는 데 있다. 이와 함께 청년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올 2월 일본에서 열리는 동북아시아지역협의회 회의와 함께 청년대회를 별도로 진행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WCRC)은 전 세계 2백 50여개 가까운 교단들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대규모의 개혁교회 연합체이다. 보통 7, 8년에 한번씩 총회를 여는 WCRC는 오는 2017년이나 2018년 경에 차기 총회를 열 예정이고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시아기독교협의회(Christian Conference of Asia, CCA)
 
태국 치앙마이에 본부를 두고 있는 CCA는 2015년 상반기에 14회 총회를 연다. 총회 개최지와 정확한 일정 등은 다음 달 열리는 중앙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총회의 윤곽이 그려지는대로 CCA는 본격적인 총회 준비에 돌입하게 된다. CCA에게 2014년은 총회 준비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CA 신앙ㆍ선교ㆍ일치국 국장 문정은 목사는 "다음 달 중앙위원회가 끝나고 나면 총회 주제선정과 주제해설을 위한 연구, 성경공부 등 총회를 위한 모든 준비를 시작하게 된다. 매우 바쁜 한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내년 총회에서는 헌법이 개정된다. 그동안 CCA는 목사와 평신도, 여성과 청년 등 4명으로 회원교회 순번에 따라 회장단을 구성해 왔다. 하지만 헌법개정을 하게되면 회장과 부회장, 회계까지 투표를 통해 선출하게 된다.
 
이와 함께 올해는 CCA가 30년이 넘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아시아 에큐메니칼 코스(AEC)에 참석했던 아시아 교회 지도자들을 초청하는 홈커밍데이 행사도 진행된다. 우리나라에서는 AEC에 맹용길 전 장신대 학장, 이원돈 목사(부천새롬교회), 한경균 목사(뉴질랜드 선교사) 등이 참석한 바 있다. CCA에는 싱가포르를 포함해 22개국의 100개 회원교회를 비롯해서 17개 교회협의회가 회원으로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세계선교협의회(Council for World Mission, CWM)
 
'Everywhere to Everywhere'(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 바로 CWM이 지향하는 선교의 새로운 미래상이다. CWM은 초창기 선교역사의 주역이었던 북반구 교회들만의 선교를 내려놓고 급성장세에 있는 남반구 교회를 중심으로 전 세계 모든 교회들이 선교의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2012년에 영국 런던에서 싱가포르로 본부를 옮긴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CWM 부총무 김경인 목사는 "CWM이 본부를 이전한 것은 단순히 지리적인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남반구 교회들이 선교의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면서, "물론 선교의 책임을 남반구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남반구와 북반구 교회가 균형을 맞춰 선교의 사명을 완수하자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은 CWM에게 2016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총회를 앞두고 지난 2년 간의 사역과 앞으로의 사명들을 점검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4년마다 총회를 개최하는 CWM은 지난 6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우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한국 총회'를 결정한 바 있다.
 
전 세계를 6개 지역으로 나누고 있는 CWM은 올 한해 '지역 리더십 확대'에 큰 비중을 둘 예정이다. 이를위해 CWM은 6개 지역마다 각각 사무실을 설치하고 지역 총무를 임명하기로도 했다. 우리나라 교회가 속한 동아시아 지역은 올 8월 홍콩에서 회의를 갖고 현재 공석인 지역 총무 선임 등의 안건을 다루게 된다. 이와 함께 31개 회원교회들이 인적자원을 양성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기금(Capacity Development Fund)도 올해부터 운영된다.
 
CWM의 전신은 1795년 설립된 런던선교회로 대동강에서 순교한 토마스 선교사를 파송했던 선교회다. 1977년에 지금의 CWM으로 명칭을 바꿨다. 우리나라에서는 본교단이 유일한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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