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남편과 대화가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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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옥
2013년 12월 27일(금) 16:19

   
Q. 도대체 남편과 대화가 안 돼요!
 
아내 : "나는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차있어요. 그런데 조금 말하려고 하면, 남편은 도대체 듣질 않고 벌컥 화를 내거나 바깥으로 나가버려요. 이번에도 시댁에 다녀오면서, 시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가 결국 대판 싸우고 지금 거의 말도 하지 않아요. 이럴 땐 남편이 내 편 같질 않고, 남 같아서 점점 마음이 멀어지는 것 같아요."
 
남편 : "마누라는 우리 집 얘기만 나오면 항상 투덜거리기만 해요. 시어머니가 어쨌느니, 시누이가 어쨌느니 이런 얘기가 나오면, 나를 비난하고 형제들을 욕하는 것 같아서 나도 버럭하고 화를 내게 되고 참을 수가 없어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결혼예비교육에 7~8가지의 주제가 있다. 남녀의 차이, 성격 차이, 가정의 기초. 부부의 역할, 자녀 교육, 성생활, 가정 경제, 갈등 등. 그 중에 가장 중요한 주제가 '대화'이다. 아무리 다른 부분에서 갈등이 심하고 성격차이가 난다 하더라도, 대화만 된다면 어떤 갈등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남녀의 대화 차이는, 화성인과 금성인처럼 멀고 멀기만 하다.
 
이런 경우 남편들은 그저 아내의 말을 잘 들어주기만 해도, 아내 불만의 80~90%는 풀어질 것이다. 그것도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며, "아하! 흐음~ 그렇군~!"하며 추임새를 넣어주면 가장 멋진 공감이 되는 것이다.
 
유명한 황희 정승의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정승이 집에 오니, 안방에서 어머니가 화난 얼굴로 이야기한다. "네 처가 … 잘못을 저질러서 …했다" 정승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 어머니 말씀이 일리가 있네요" 했다. 부엌에 가니 아내가, "어머니가 …해서 …했어요"라며 훌쩍훌쩍 운다. 이 말에 정승은 "아, 당신 말이 일리가 있네" 했다. 이때 바깥에서 이 모습을 지켜본 마당쇠가, "아니, 마님! 아까는 이렇게 말씀하시더니, 지금은 또 이렇게 말씀하시니 도대체 무엇이 옳습니까?"라고 물었다. 이 말에 정승은 "아, 자네 말도 일리가 있네"라고 했다는 일화이다. 아마도 황희 정승은 대화법의 대가인 것 같다.
 
만일 아내가 시댁의 흉을 볼 때, "아하, 당신이 그것 때문에 속이 많이 상했겠군"하고 아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아내는 실컷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고는 금방 마음이 풀린다. 다음에 시댁에 흔쾌히 동행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만일 남편이 그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아내는 평생 그 한 맺힌 넋두리를 퍼부을 것이다. 남편은 수십 년간 똑같은 잔소리를 지겹게 들었다고 할지 모르지만, '한 번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아내는, 남편이 한 번도 말을 안 들어준다며 섭섭해 하는 것이다.
 
남편들이여! 행복한 가정을 꿈꾸는가? 제발 좀 아내의 말을 들어주자! 끝까지.

이영옥 / 가정사역자ㆍ우리들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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