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잠

[ 예화사전 ] 예화사전

유종만 목사
2013년 12월 27일(금) 15:42

사도행전 20장에 나오는 청년 유두고, 그 이름이 '다행하다'는 뜻이라고 한다. 물론 죽었다가 참으로 다행스럽게 살아났고 이 일로 다른 사람까지 위로를 적지 않게 받았다고 하니 더더욱 다행한 일이다
 
주석가 윌리암 바클레이에 의하면 유두고라는 이름이 그 당시의 노예들이 흔하게 쓰는 이름이었다고 하니 하루종일 일하고 피곤한 몸으로 그 집회에 참여했을 것이고 심히 피곤했을 것이다. 그리고 바울이 이튿날 떠나야 하므로 밤 늦게까지 설교를 했으니 유두고는 졸음을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또 창문은 사람이 앉는 자리가 아닌데도 걸터 앉았으니 그런 불상사가 생긴 것이다. 성도는 앉는 자리가 분명해야 된다. 우리는 그 심각성을 모르고 살아갈 때가 많다. 이뿐인가 창문은 환기를 원할하게 한다. 좁은 다락방에 많은 성도가 모여있고 등잔불에서 나오는 그으름이 공기를 탁하게 했으니 유두고가 창문에 걸터 앉아 있으므로 환기를 차단시키고 있는 것이다. 나 자신이 소통을 가로막고 방해를 하고 있음을 모르고 깊은 잠에 취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느 주일에 예배 마치고 나가시고 성도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는 목사님. 중년 남자분이 눈물을 글썽글썽해서 목사님의 손을 잡고는 연신 "감사해요"라고 목사님께 인사를 한다. 목사님은 '이 양반 오늘 은혜를 제대로 받았구나' 생각하면서 "그래 제 설교에 그렇게 은혜가 되었습니까?" 웃음띤 얼굴로 물었다. 그 중년 남자는 "목사님 그게 아니고 제가 불면증이 있어서 저녁마다 약을 먹고 포도주도 마시고 했지만 잘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목사님 설교시간에 모처럼 푹 잤어요. 목사님! 정말 감사해요"라고 대답했다.
 
목사님이 벙벙하게 헛웃음을 웃고 계신다. 교인을 졸게 하는 것도 큰 은사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유두고의 잠, 요나의 잠, 겟세마네에서의 제자들의 잠은 영적 성장의 방해를 가져온다. 깨어 있는 자가 아름답다. 깨어 있어야 주님을 만날 수 있다.

유종만 목사 / 시온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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