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쓰고 두루마기 입은 예수님 만나볼까

[ 문화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3년 12월 27일(금) 09:59
운보 탄생 1백주년 기념전 '예수와 귀먹은 양'
3월 16일까지 서울미술관서, 연작 '예수의 생애' 등 60여 점 전시
 
   

한국 현대 회화사에서 독창적인 화풍으로 우뚝 선 운보 김기창 화백의 탄생 1백주년을 맞아 그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는 전시회가 오는 2014년 3월 16일까지 서울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예수와 귀먹은 양'을 주제로 열린다.
 
'예수와 귀 먹은 양'은 운보 김기창의 최고 걸작 가운데 하나인 '예수의 생애' 시리즈를 중심으로 인물화, 청록산수, 바보산수, 바보화조 등 60여 점의 다양한 작품들이 내걸린다. 한국전쟁이라는 어두운 시기에 제작된 '예수의 생애' 연작은 역경을 이겨내고 작품세계를 펼쳐간 운보의 예술혼을 생생히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 연작은 예수의 삶을 전통회화의 형식으로 그렸을 뿐만 아니라 예수와 성모 마리아에게 한복을 입히는 등 우리 고유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담았기에 세계 기독교 미술사의 시각에서나 한국 회화사의 시각에서 의미 있고 소중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전시 타이틀인 '예수와 귀 먹은 양'에 대해 안진우 큐레이터는 "실로 오랜만에 대중에게 공개되는 '예수의 생애' 연작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한편 어떤 장애와 난관에도 불구하고 불세출의 예술혼으로 우뚝 선 운보의 성취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며, "다종다양한 운보의 작품이 두루 망라된 이번 전시를 통해 운보의 진가가 새롭게 발견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동양화의 전통을 계승하는 한편 자유로운 조형정신으로 동양화의 혁신을 이뤄낸 운보 김기창은 어린 시절 열병으로 인해 청각을 잃었다. 그로 인해 일찍이 세상과 단절되는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장애를 딛고 일어선 그는 전통회화를 현대회화로 승화시키는 큰 업적을 이뤄냈다. 그는 평생 전통적 소재와 기법에 기초한 인물화와 화조도를 비롯해 대상의 해체와 종합을 이룬 현대적 풍속화, 청록산수, 민화의 영향이 보이는 바보산수 및 바보화조 시리즈, 추상적 이미지의 회화 등 다양한 경향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 작품들을 통해 운보는 무엇보다 고정화된 예술적 범주를 부단히 일탈하는 자유분방한 의식과 탐구욕, 실험정신을 보여주었다.
 
한편 서울미술관은 이번 전시회를 맞아 제2전시실에서 상설전을 마련했다. 서울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고난과 역경의 시대를 지나온 근현대미술대가들의 발자취를 살펴보는 '우보천리'와 더불어 근현대미술가들의 탁월한 통찰력과 상상력을 살펴볼 수 있는 'Deep & Wide'를 선보인다. 나혜석 도상봉 이인성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유영국 김흥수 이대원 임직순 천경자 전광영 오치균 고영훈 등 작품 40여점을 감상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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