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 현안 문제에 대한 성찰

[ 교계 ]

고시영 목사
2013년 12월 16일(월) 17:33
보수와 진보, 역사의 두 날개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성탄절이 오고, 새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금년 한 해 동안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성찰의 기회를 가질 때이다. 성찰이란 일종의 생각과 판단이다. 생각을 하려면 우선 깊게, 넓게 멀리 보면서 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뜻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판단은 충분한 객관적 자료를 모으고, 그 자료를 냉정하게 분석을 하며, 그리고 난 후에 종합해서 해야 한다. 아울러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 판단은 행동을 전제로 한다. 우리가 해야 할 행동에는 당장 해야 할 행동, 중요한 행동, 필요한 행동, 상황에 적합한 행동, 다수의 사람들에게 유익이 되는 행동 등이 있다.
 
이런 것들을 전제로 해서 볼 때, 우리 교단은 지금 이북에서 일어나는 집권층들이 하는 행동에 대해서 성찰해야 한다. 저들은 저들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겠지만 정적을 처단하는 그 행동이 심히 비인도적이다. 정적이기 전에 인간이다. 자신의 후견인을 처단하는 김정은 식 처형 방법은 실로 잔인하다. 인권 문제를 다룰 때, 왜 남한의 인권 문제만 부각시키고, 북한의 인권 문제에는 침묵하는가? 진보진영은 이제 북한의 인권 문제도 정면으로 다루어야 한다. 총회 인권위원회도 북한의 인권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금년 한 해, 국정원 문제로 인해 파급되는 대선불복종 문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주장 등등도 이제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 문제의 일차적 책임은 당연히 국정원에 있다. 국정원은 개혁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정원 기능 자체를 망가지게 해서는 안 된다. 빈대는 잡되 초가삼간을 불태워서는 안 된다. 국정원 댓글 문제는 반드시 재판 과정을 통해 사실이 밝혀져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당장 해야 할 일은 재판이요, 필요한 행동은 책임을 묻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일부의 주장은 과장이다.
 
링컨이 말한대로 민주주의의 주체는 국민이다. 누구든지 민주주의에 대해 말 할 수 있다. 민주주의는 모든 과정이 국민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선거와 언론이야말로 민주주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선동이나 과장, 민란 등을 통해 민주주의를 할 수는 없다. 민주주의의 목적은 국민을 위한 것이다. 정당을 위한 것이 아니다.
 
북쪽에는 이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정권이 피바람을 일으키고 있고, 경제 위기로 인해 서민들이 매우 힘들어 하는 이 때, 민주주의의 목적은 무엇인가? 국가를 보위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것이 아닌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사람들은 바로 정치인들이다. 민주당이요, 새누리당이다. 그들은 이제 민주주의를 말하기 전에 국가를 보위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일을 먼저 해야 한다. 그 다음에 정권을 잡을 생각도 하고, 정권을 지킬 생각도 해야 한다.
 
총회 대사회대책위원회에서는 이제 이 일에 대해서도 말해야 한다. 정부에게만 말하지 말고, 정당에게도 말하라. 정당다운 정당이 되라고 외치라. 보수와 진보는 역사발전의 두 날개이다. 서로 인정하고 배워야 한다. 지켜야 할 것은 지키고, 고쳐야 할 것은 고쳐야 한다. 그러나 역사를 보면 보수가 먼저이다. 일단 지켜야할 그 무엇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시행하다가 고칠 부분이 생기면 고치는 것이다. 보수 없는 진보는 없다. 우리 교단은 오래 전부터 보수적인 대 사회정책을 실시해 왔다. 그 공과는 물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선 되는 국가적 가치는 국가 보위이고, 민생 안정이다. 그래야 교회도 존립하고 전도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총회인권위원회나 사회대책위원회는 매우 중요한 기구이다. 이 기구는 이제 중립적인 위치에서 세상을 보면서 인권과 민주주의, 그리고 우리 교단이 지켜온 국가적 가치를 존중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교단은 다른 교단들에게 본이 될 수 있고 장자 교단으로서 그 위상과 존엄을 지킬 수가 있다.
 
고시영 목사(총회정책개발연구위원장ㆍ부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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